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프로스포츠 팀의 행정 또한 프로여야 하지 않나”…‘광주 몰수패 인정될까’ 포항, 무자격 선수 출전 공식 이의제기

  • 김영훈
  • 기사입력:2025.05.20 00:07:44
  • 최종수정:2025-05-20 00:10:17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포항스틸러스가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가 유효한 광주FC와 경기에서 무자격 선수 출전과 관련해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공식적으로 이의제기했다.

포항은 1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광주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14라운드 이후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광주의 FIFA 선수 등록 금지 징계와 관련해 무자격 선수 출전에 대해 질의했다. 포항은 공문 또한 프로축구연맹에 발송했다.

광주는 지난 2023년 아사니 영입 후 3,000달러(한화 약 420만 원) 연대기여금 미납으로 지난해 12월 17일 FIFA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연대기여금은 선수가 이적할 시 발생하는 이적료 일부를 해당 선수가 12~23세 사이 뛰었던 구단에 지급하는 금액이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이 과정에서 광주는 ‘부실 행정 논란’을 빚었다. 연대기여금이 제대로 송금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광주는 FIFA 징계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구단 담당자의 휴직과 이직으로 인해 해당 사안이 제대로 인수인계가 되지 않았다. FIFA 징계 공문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을 거쳐 대한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 구단에 전달되는데, FIFA의 징계 공문을 받은 축구협회가 휴직 중인 구단 담당자 이메일로 전했다. 축구협회 또한 재차 확인 없이 업무를 이어가며 행정상 공백이 발생했다.

그 사이 징계 여부 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광주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10명 이상의 선수를 영입했다. 규정상 ‘위반’이다. 이에 대해 몰랐던 이정효 감독과 합류한 선수들에게 귀책 사유는 없지만, 뛸 수 없는 선수다. 이런 상황에 올 겨울 광주에 합류한 모든 선수는 프로축구연맹을 거쳐 축구협회에 정상적으로 등록됐고, 광주는 K리그부터 AFC 챔피언스 엘리트(ACLE), 코리아컵 등 21경기를 소화했다. 무자격 선수의 출전으로 인해 현재 몰수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우선, 축구협회는 광주에게 임시 면죄부를 쥐여줬다. 지난 16일 밤 공지 사항을 통해 “광주의 FIFA 징계 사안은 고의성이 없는 행정 실수로 인한 사고다. 지금까지 진행된 경기에 출전한 광주 소속 해당 선수들을 ‘무자격’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라며, “지난 경기 결과를 번복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치러진 경기 결과를 인정해 선수들의 자격을 보장하고, 리그와 대회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축구협회는 당사의 판단이 상위기관인 FIFA와 AFC의 공식 입장과는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축구협회는 “광주의 사안에 대해 FIFA와 AFC 관계자들에게 관련 사실에 대한 질의를 진행했다. ‘고의성이 없는 행정 실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적극적인 추가 소명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향후 전해질 FIFA와 AFC의 판단이 주목되고 있다.

광주는 FIFA 징계가 유효한 상황에서도 리그 일정을 정상 소화했다. 포항전 이번 시즌 합류한 헤이스, 진시우가 선발로 나섰고, 박인혁, 주세종이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규정상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뛰었다.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이로 인해 포항은 ‘무자격 선수 출전’에 대해 프로축구연맹에 이의를 제기한 것. 프로축구연맹 규정 ‘제33조 패배로 간주 되는 경우’ 제2항에는 ‘공식 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되어 경기 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구단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경우,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구단이 0-3으로 패배한 것으로 간주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현재 프로축구연맹은 포항의 공문을 확인한 상태다. 프로축구연맹은 MK스포츠와 전화 통화를 통해 “포항으로부터 공문을 받았다. 확인 후 법무팀에서 해당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간이 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다만, 프로축구연맹이 ‘광주의 몰수패’를 인정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축구협회가 광주의 FIFA 징계를 두고 경기 결과를 번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 입장에서 상위기관인 축구협회의 판단과 다르게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포항의 공식 이의제기에 타 구단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복수의 구단 관계자는 이번 광주의 ‘부실 행정 논란’에 대해 “축구 결과를 떠나 프로스포츠 팀의 행정 또한 프로여야 한다”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