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기스포츠 프로야구도 33년만에 달성,
매 라운드 박진감 넘치는 승부 가능
출범 7번째 시즌을 앞둔 프로당구 PBA는 종합식품기업 하림지주(이하 하림)의 합류로 ‘10구단 체제’가 됐다.
PBA는 19/20시즌 출범 이후 안정적인 후원 기업 확보를 바탕으로 남녀 개인 투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이어 후원 기업의 당구단 창단을 이끌어내며 PBA팀리그를 출범, 팀스포츠의 정체성까지 입히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개인 종목 베이스인 당구 선수가 팀스포츠의 일원으로 성장하고, 그 속에서 또다른 개인의 가치를 발굴하는 스토리까지 양산했다. 이런 독특한 생태계의 가치는 단기간에 10구단 체제를 완성하는 디딤돌이 됐다.
하림 참가도 마찬가지다. 재계 순위 27위로 자산규모가 17조 원에 달하는 우량기업인 하림은 골프, 마라톤 등 주요 종목 대회에 후원사로 나선 적 있다. 당구도 프로 출범 전부터 주요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여왔다. 다만 특정 종목 팀을 만들어 운영하진 않았다.
당구단 창단을 추진한 건 지난 시즌 말이다. PBA를 통해 당구의 비전을 물론, 많은 후원 기업이 높은 광고 효과를 누리는 점을 눈여겨봤다. PBA 사무국과 긴밀한 논의를 거쳐 25/26시즌부터 개인 투어 타이틀 스폰서와 더불어 당구단 창단으로 팀리그에 참가하기로 했다.
프로스포츠의 산업적 규모를 떠나 10구단 체제 상징성은 크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만 해도 1982년 6개 구단으로 시작해 33년의 세월이 지나 2015년이 돼서야 10구단 체제를 갖췄다.
기존 9개 팀 체제는 한 라운드마다 1개 팀이 쉬어야 했다. 10개 팀 체제에서는 매 라운드 모든 팀이 박진감 있는 승부를 펼칠 수 있다. 개인 투어도 기존 9개에서 10개로 늘어나는 만큼 투어 참가 선수에게 더 폭넓은 경험과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PBA가 응답해야 한다. 국내 여섯 번째 프로스포츠를 표방하는 PBA는 두드러진 성장 곡선을 보였으나 내실을 갖추려면 바로잡을 게 많다. 프로스포츠의 상징과 같은 세부 기록 데이터 정립부터 구단 운영의 독립성 등을 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10구단 체제로 거듭난 만큼 그에 걸맞은 중계권 사업과 마케팅, 업그레이드한 운영 방식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PBA 장상진 부총재는 “그 동안 개인 투어에 팀리그 출범으로 선수가 당구에만 집중할 환경이 만들어졌다. 또 팀리그를 통해 선수끼리 좋은 기술을 공유하면서 기량이 우상향하고 있다. 수준 높은 경기력과 좋은 선수가 꾸준히 배출되며 PBA 마케팅도 활성화하고 있다”며 “출범 당시 목표로 한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0구단 체제가 된 만큼 선순환이 더욱 가속하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10번째 구단이 된 하림도 단순히 리그에 참가하는 것 이상으로 국내 당구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됐으면 한다. 기존 후원 기업도 10구단 체제를 활용한 다채로운 마케팅과 협업으로 리그에 다양성을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용일 칼럼니스트/스포츠서울 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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