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컴뱃 흥행주도 ‘코리안 갱스터’
한국격투단체 최다 관중 유치 공헌
타이틀매치 완패로 상품성에 흠집
브라질 마약범죄자 출신 노블레스
종합격투기 덕분에 암흑세계 탈출
UFC 라이트급 톱43 레벨 황금기
“잔인하게 파이터 인생 박살낸다”
‘페이크 갱스터’ 박원식에 자신감
박원식 “나도 노블레스 패주겠다”
‘코리안 갱스터’는 말 그대로 한국 깡패다. 종합격투기(MMA) 선수 박원식(39)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훈련팀 ‘얼라이언스’에서 얻은 별명이다.
얼라이언스는 ▲초대 UFC 라이트헤비급(93㎏) 챔피언 프랭크 섐록(53) ▲초대 UFC 밴텀급(61㎏) 챔피언 도미닉 크루스(40·이상 미국) ▲제15대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얀 브와호비치(42·폴란드) 등을 배출한 명문 체육관이다.

박원식은 2018~2019년 얼라이언스 소속으로 2경기를 뛰었다. 미국 기반 라틴아메리카(스페인어권) 종합격투기 단체 Combate Americas 첫 대한민국 파이터 승리가 이때 업적이다.
얼라이언스 동료가 문신이 많고 파이팅 스타일이 터프하다며 만들어준 닉네임 ‘코리안 갱스터’는 2024년 ‘블랙컴뱃’과 계약을 맺고 한국 활동을 재개한 박원식을 대표하는 수식어가 됐다.
블랙컴뱃은 설립 1168일(3년2개월13일) 만에 ‘파이트 매트릭스’ 세계랭킹 선수 50명을 보유한 아시아 12위 및 글로벌 29위 규모 종합격투기 단체로 성장했다. 박원식은 2승 1패로 흥행에 힘을 보탰다.


2017년 MBC 8부작 종합격투기 오디션 ‘겁 없는 녀석들’ 우승자 전창근(35)을 1라운드 KO, 2010·2012년 제91·93회 전국체육대회 남자복싱 일반부 +91㎏ 5위 김남신(36)을 3라운드 TKO로 꺾은 2연승 당시 기세와 화제성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인천광역시 영종국제도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는 5월6일 블랙컴뱃 14가 3체급 타이틀매치 등 15경기로 열렸다. 박평화 대표는 MK스포츠 및 유튜브 채널 ‘이교덕 GOAT’와 인터뷰에서 “8000명이 넘었다”라고 입장 규모를 공개했다.
대한민국 종합격투기 역사가 새로 쓰였다. 국내 단체 개최 단일대회 관중 신기록이 수립됐다. 박원식이 참가한 초대 블랙컴뱃 웰터급(77㎏) 챔피언결정전이 메인이벤트였으니 이번 인스파이어 아레나 흥행을 주도했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경기 시작 1분 16초 만에 펀치 KO로 졌다. ‘코리안 갱스터’의 위상과 입지는 단순히 타이틀을 하나 획득하지 못한 것 이상의 손해와 손실을 보게 됐다.
‘야차’ 최준서(24)는 블랙컴뱃 웰터급 왕좌를 차지한 후 “상대가 타격을 잘한다고 생각해서 두려움이 많았다”라며 털어놓았다. 자신이 출전하는 경기와 대회에 논란을 집중시키는 실력자라는 박원식의 장점은 완패를 당한 후 흔들리게 됐다.
스타성은 좋은데 기량이 부족하면 강자한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먹잇감이다.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블랙컴뱃 데뷔전을 치른 미우송 카스트루(32·브라질)가 박원식을 공개적으로 노리고 있다.


미우송 카스트루는 2025년 3~4월 유튜브 채널로 공개된 블랙컴뱃 프로 오디션 8번째 시즌 Godfather Game 출연을 통해 ‘노블레스’라는 닉네임이 생겼다. 블랙컴뱃 14 웰터급 시합은 1라운드 4분 31초 만에 맨손조르기 승리를 거뒀다.
2021년 4분기~2022년 3분기 ‘파이트 매트릭스’ 라이트급(70㎏) 125점을 받았다. 125점은 현재 UFC 라이트급 43위 및 상위 48.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몇 년 전까지 종합격투기 글로벌 넘버원 단체 중위권 레벨이었던 미우송 카스트루가 한국 무대에 상륙했다.
박원식은 2019년 4분기 라이트급 51점이 ‘파이트 매트릭스’ 커리어 하이다. 51점은 지금 UFC 라이트급 79위 및 상위 89.8%이다. 황금기로 비교해도 미우송 카스트루보다 2.45배 약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미우송 카스트루가 박원식을 대하는 것은 ‘능력이 부족한 종합격투기 파이터’를 무시하는 것 이상의 감정이 담겨있다. ‘부유한 한국에서 태어나 뒷골목이 얼마나 냉혹한지 모를 네가 감히 갱스터를 운운하냐?’라는 식이다.
대한민국은 1인당 구매력 평가 6만2960달러(8780만 원), 브라질은 2만2928달러(3198만 원)다. 브라질 개인 경제력은 한국의 약 36.4%에 불과하다. ‘글로부 이스포르치’ 및 ‘헤지 아마조니카’는 “쉽게 돈을 벌기 위해 15세부터 마약 거래에 관여한 미우송 카스트루”를 보도했다.
브라질 전국 스포츠 방송 및 아마존강 지역 채널은 2017년 “합법적인 생계를 유지할 기회가 적은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범죄적인 인생을 살다가 종합격투기 덕분에 벗어나 체육관 동료의 모범이 되며 훌륭한 선수 경력을 쌓고 있는 24살의 미우송 카스트루”를 주목했다.

미우송 카스트루는 2015년 프로 입문 3경기 만에 UFC 출신 존 테이셰이라 다콘세이상(39)과 1-2 판정패로 접전을 펼쳐 브라질 격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존 테이셰이라의 고향인 아마존강 유역 항구도시 마카파에서 열린 대회라 사실상 원정경기였다. 게다가 원래 예정 상대가 아닌 대체 선수로 투입됐는데도 베테랑을 힘들게 만든 22살 신예 미우송 카스트루는 브라질의 전국구 차세대가 됐다.
‘글로부 이스포르치’ 및 ‘헤지 아마조니카’는 마약 판매에 관여하던 미우송 카스트루가 18세에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여 왼쪽 다리가 부러진 것 또한 소개했다. 의사가 후유증 위험을 경고할 정도로 심한 부상을 스포츠로 극복했다는 훈훈한 얘기다.

미우송 카스트루는 종합격투기에 열정적인 기업인이 주도하는 지역사회 프로젝트로부터 물리치료 및 재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어 암흑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2023년 미우송 카스트루는 미국 종합격투기 전문매체 ‘MMA파이팅’이 선정한 ‘브라질 10대 유망주’에도 2017년 이후 13경기 연속 무패 및 러시아 성과 등을 이유로 뽑혔다.
프로 14년차 선수 경력을 보면 ▲Contender Series 안토니우 몬테이루 ▲LFA 2경기 주니오르 루이스(이상 브라질) △ACA 8경기 파벨 고르데예프 △ACA 6경기 블라디미르 팔첸코프 △ACA 2경기 티무르 나기빈(이상 러시아)을 꺾은 것이 미우송 카스트루 하이라이트다.



데이나 화이트(56·미국) UF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컨텐더 시리즈(DWCS)를 직접 런칭하여 인재를 찾고 있다. 러시아 ACA는 ‘파이트 매트릭스’ 세계랭킹 323명, 미국 LFA는 294명이 활동하는 빅리그 제외 세계 1, 2위 규모 종합격투기 단체다.
누구보다 종합격투기에 진심이라고 자부하는 미우송 카스트루다. “절대 안 봐준다. 잔인하게 보내버리겠다. 파이터 인생을 박살 낼 것”이라며 ‘페이크 갱스터’ 박원식에 대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박원식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MMA & 주짓수 부라더스 블랙컴뱃 14 메인이벤트 대비 훈련 도중 응한 MK스포츠 및 유튜브 채널 ‘이교덕 GOAT’와 인터뷰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라며 미우송 카스트루에 대한 열세를 인정하지 않았다.


원래 박원식은 계획은 초대 블랙컴뱃 웰터급 챔피언이 되어 타이틀 1차 방어전 상대로 미우송 카스트루를 패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블랙컴뱃 공식랭킹에서 웰터급 4위 박원식이 3위 노블레스의 밑이다.
# 종합격투기
2012년~ 18승 6패
KO/TKO 5승 2패
서브미션 5승 2패
2023년 Coari Champions 챔피언
2024년 Centurion 토너먼트 우승
블랙컴뱃 웰터급 공식랭킹 3위
# 킥복싱
2023년 브라질 OEM 77㎏ 챔피언
2004년~ 16승 9패 1무 1무효
KO/TKO 9승 5패
서브미션 4승 2패
2009년 Dream 1패
2010년 Sengoku 1패
2018~2019년 Combate 1승 1패
2020년 HEAT 라이트급 챔피언
2025년 블랙컴뱃 타이틀전 패배
[인천 운서동=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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