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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문도엽 “어차피 잘 될 거라던 아내 말이 맞았다”

  • 노현주
  • 기사입력:2025.05.04 17:00:45
  • 최종수정:2025-05-07 09: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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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엽(34)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KPGA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5월 4일, 문도엽은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7,054야드)에서 열린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8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전날 공동 21위에서 단숨에 선두로 올라선 그는 김백준, 이정환, 재즈 쩬와타나논(태국) 등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3억 원을 차지했다.

18번홀 버디를 잡고 포효하는 문도엽 [GS칼텍스 매경오픈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8번홀 버디를 잡고 포효하는 문도엽 [GS칼텍스 매경오픈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2년 DGB금융그룹오픈 이후 2년 8개월 만의 우승이자, 지난해 12월 결혼 이후 첫 승리다. 승부처는 후반이었다. 11~14번 홀 4연속 버디에 이어, ‘마의 홀’ 16번 홀에서는 12m 거리의 퍼트를 성공시키며 흐름을 잡았다. 이어 18번 홀(파4)에서 핀 2m 옆에 붙인 두 번째 샷으로 또 한 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특히 16번과 18번 홀은 이번 대회 최고 난도 코스로 꼽혔지만, 문도엽은 두 홀 모두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챔피언조보다 1시간 30분 먼저 경기를 마쳤지만 그의 스코어를 넘은 선수는 없었다. 이번 우승으로 문도엽은 KPGA 투어 5년, 아시안투어 2년 출전권을 확보하며 향후 행보에 청신호를 켰다.

문도엽은 “꼭 우승해보고 싶었던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라며 어차피 잘 될 거라던 아내 말이 맞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18번홀 홀아웃하며 갤러리에 볼을 주고 있는 문도엽. [GS칼텍스 매경오픈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8번홀 홀아웃하며 갤러리에 볼을 주고 있는 문도엽. [GS칼텍스 매경오픈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은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문도엽과의 일문 일답.

Q. 18번 홀 버디, 우승 예감 있었나.

18번 홀 버디 퍼트가 들어갔을 때 최소한 연장까지는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캐디와 함께 반드시 버디를 잡자는 이야기를 나눴고 실제로 버디로 마무리해 만족스럽다.

Q. 어려운 마지막 3개 홀 중 2개 홀에서 버디 기록 했는데.

남서울 컨트리클럽의 마지막 3개 홀은 특히 까다롭다. 공격적인 전략보다는 안정적인 플레이로 파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 버디를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공이 좋은 위치에 놓인 덕분에 기회가 생겼다.

Q. 스윙 리듬 향상 요인은.

지난해 말 코치를 교체한 이후 스윙 보완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특히 프레셔 상황에서 나오는 좋지 않은 동작들을 분석하고 개선해온 과정이 이번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긴장하면 백스윙 탑이 높아지고 손의 개입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를 기술적으로 수정해왔다.

Q. 많은 갤러리 앞에서의 우승하는 기분은.

갤러리가 많을수록 오히려 더 집중이 잘 된다. 긴장감이 짜릿하면서도 경기력이 오히려 올라간다. 앞선 우승들도 대부분 많은 관중들 앞에서 이뤄졌던 것 같다.

Q.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말해보자.

아내는 평소 긍정적인 조언을 많이 해준다. 내가 부정적인 생각에 빠질 때마다 시선을 바꾸게 해준다. 덕분에 안 풀릴 때에도 무너지지 않고, 잘 풀릴 때에는 더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이번에도 너무 잘했다고 격려해줬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조언이 있나.

어차피 언젠가는 잘 될 거니까, 지금은 그 과정이라고 생각하라는 말을 자주 해줬다. 아내와는 모임을 통해 만나게 됐는데, 알고 보니 뉴질랜드에서 초등학교를 함께 다녔던 인연이었다. 아내는 나와 한 살 차이다.

Q. 아내의 내조가 대단하다고.

아내도 일을 하며 바쁜 생활을 한다. 대회 기간엔 늘 외식을 하다보니 아내가 집에선 항상 집밥을 먹게 했다. 그런 정성이 큰 힘이 됐다.

Q.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의 기운을 느낀 순간은?

후반 9홀에 진입한 이후 11번 홀부터 버디 퍼트가 연속으로 들어가면서 톱10 진입을 확신했다. 특히 13번 홀에서 곡선이 심한 중장거리 퍼트가 들어가며 우승에 대한 감각이 살아났다. 16번 홀에서 어프로치 샷이 홀인되며 사실상 우승을 예감했다.

Q. 앞으로의 아시안투어 계획은.

현재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5년간 시드가 확보된 만큼 조급함 없이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향후 목표는 차근차근 설정해 나갈 예정이다.

Q. 가족들의 응원, 이번엔 달랐다고.

집과 남서울 컨트리클럽이 가깝다. 특히 평소에는 대회장에 오지 않던 부모님께서 이번에는 3일 연속으로 관람하셨다. 부모님 앞에서 우승한 것은 거의 처음이라 더욱 뜻깊다.

Q.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이번 시즌 우승을 통해 제네시스 대상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대상 수상을 위해서는 최소 3승은 해야 할 것 같다(웃음). 남은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이번 우승을 통해 팬 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앞으로도 부상 없이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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