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합계 8언더로 공동 선두

GS칼텍스 매경오픈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프로 골퍼들이 가장 우승하고 싶어하는 대회다. 어렸을 때부터 GS칼텍스 매경오픈의 TV 중계를 보거나 갤러리로 와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는 만큼 대부분이 우승에 대한 남다른 열망을 갖고 있다.
올해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으로 거듭나고 있는 김백준이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셋째날 공동 선두로 올라선 그는 한국의 마스터스 정복에 나선다.
김백준은 3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쳤다. 중간합계 8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그는 재즈 쩬와타나논(태국)과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9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김백준은 보기를 단 1개로 막고 버디 6개를 잡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5언더파를 몰아친 그는 전날보다 순위를 8계단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5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아낸 그는 7번홀과 9번홀에서도 각각 1타씩을 줄였다. 상승세는 멈출 줄 몰랐다. 11번홀과 12번홀에서 2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16번홀에서 첫 보기가 나왔지만 김백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18번홀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잡아내며 중간합계 8언더파를 완성했다.
김백준은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트까지 모두 잘 된 하루였다. 보기가 1개 밖에 나오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18개 홀이 남아있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생각은 지우려고 한다.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프로가 된 김백준이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출전한 건 올해가 두 번째다. 예선전을 거쳐 출전권을 따냈던 작년에는 컷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두 번째 출전 만에 첫 우승의 발판을 마련한 김백준은 최종일에도 동일한 공략법을 꺼내들 예정이다.
그는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는 절대 무리하게 공략하면 안 된다.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차분하게 쳐보려고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오르막 퍼트를 남기는 것이다. 마지막 날에도 아이언 샷을 각별히 신경써보겠다”고 말했다.
김백준의 우승을 도울 특별한 무기도 있다. 230m를 날리면서 웬만해서는 페어웨이를 놓치는 않는 2번 아이언이다. 라운드마다 5번 이상 2번 아이언을 사용할 정도로 김백준은 이번 대회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김백준은 “10번홀과 16번홀 등에서 드라이버를 대신해 2번 아이언을 사용하고 있다. 반드시 페어웨이를 지켜야 하는 홀에서는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230m를 보내는데 잘 맞으면 조금 더 나가기도 한다. 올해부터 사용하고 있는 2번 아이언은 내게 보물과 같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는 김백준은 욕심을 버리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우승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계획대로 경기를 하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두드리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쳐보겠다”고 말했다.
성남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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