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식, UFC 히로나카 상대 드림 데뷔
1라운드 끝나고 부상으로 TKO패 처리
UFC Former Roster 박원식 드림 통계
5분 동안 더 많은 유효타를 성공 및 시도
“의사 확인 없이 주심이 진행 불가 판단”
“지금이면 당장 적극적으로 항의할텐데”
센고쿠 첫 상대는 훗날 UFC 9전 파이터
부심 3명 모두 동점으로 봤는데 판정패
“15년 전에 무승부나 연장전 있었다면”
오사카조 홀에서는 2009년 10월 관중 1만112명이 보는 가운데 Dream 12가 열렸다. 드림은 Pride가 UFC에 흡수된 후 세계 2위 일본 시장을 Sengoku와 함께 2010년대 초반까지 양분한 종합격투기(MMA) 단체다.
23살의 박원식(39)은 프로 11경기 및 1762일(4년9개월27일) 만에 메이저리그 입성이었다. 당시 종합격투기 랭킹 시스템 ‘파이트 매트릭스’로부터 라이트급(70㎏) 51점으로 평가됐다.


51점은 현재 UFC 라이트급 76위 및 상위 88.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박원식은 왼쪽 눈 부상으로 인해 드림12 1라운드 종료 TKO 패배를 당했다. 2006~2008년 UFC 웰터급(77㎏) 4경기를 뛰고 일본 무대로 돌아온 히로나카 구니요시(49)가 상대였다.
히로나카 구니요시는 2013년 4분기 ‘파이트 매트릭스’ 123점까지 올라가며 UFC 라이트급 상위 52.3% 레벨에 도달했다. 이미 빅리거 출신이었고 훗날 더욱 실력이 좋아졌다는 얘기다.
박원식 드림12 도박사 예상 승률 31.9% 및 TKO로 진 시합 결과는 ‘혹시 눈을 다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 없이 2009년 4분기뿐 아니라 이후에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MK스포츠는 2025년 4월 UFC Former Roster에서 Dream 12 출전이 기록된 박원식을 발견했다. 공개적으로 인수한 프라이드뿐 아니라 드림에 대한 일부 권리도 UFC가 취득한 것으로 짐작된다.
박원식은 일본 격투 만화 시리즈 주인공 이름을 딴 ‘바키’라는 별명과 함께 UFC Former Roster에 포함됐다. 유효타 적중 13-11 및 유효타 시도 30-21 등 더 많은 공격과 성공으로 드림12 1라운드 5분 동안 히로나카 구니요시를 앞선 통계 또한 담겼다.
이제는 ‘코리안 갱스터’라는 닉네임을 쓰는 박원식은 5월6일 인천광역시 영종국제도시 인스파이어 아레나(수용인원 1.8만)에서 초대 블랙컴뱃 웰터급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다.


박원식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MMA & 주짓수 부라더스에서 블랙컴뱃 14 메인이벤트를 준비하며 응한 MK스포츠 및 유튜브 채널 ‘이교덕 GOAT’와 인터뷰를 통해 “UFC Former Roster에 내가 있다니 뭔가 꿈을 간접적으로나마 이룬 기분”이라고 16년 전을 추억했다.
부상으로 인해 드림 12에서 지긴 했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World Extreme Cagefighting이 라이트급 선수로 영입하길 원했던 이유다. 그러나 박원식이 동아시아 잔류를 선택하면서 미래가 달라졌다.
2011년 WEC가 형제 대회였던 UFC와 완전히 통합됐다. 박원식은 자연스럽게 종합격투기 글로벌 넘버원 단체로 합류할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이후 3739일(10년2개월26일) 동안 7승 7패 1무효에 그친 후 프로 은퇴를 선언했다.

미국 기반 라틴아메리카(스페인어권) 종합격투기 대회 Combate Americas 첫 대한민국 파이터 승리, 일본 HEAT 챔피언 등 성과도 있었지만, 기대에 부응한 업적은 아니다.
WEC를 발판 삼아 UFC로 이적했다면 체계적인 몸 관리를 받아 더 높은 레벨에 도달했거나, 황금기를 오래 이어갈 수 있었을지 모른다. 잠재력과 테크닉을 신체적인 강인함과 내구성이 뒷받침하지 못한 박원식의 20대 중반 이후와 맞물려 더욱 아쉬움을 준다.
이대로 선수 경력을 마무리하기에는 미련이 많았을 것이다. 박원식은 1743일(4년9개월8일) 만에 ‘블랙컴뱃’으로 복귀하여 2024년 종합격투기와 케이지 복싱으로 1승씩을 거뒀다.


2017년 MBC 8부작 종합격투기 오디션 ‘겁 없는 녀석들’ 우승자 전창근(35)을 1라운드 KO, 2010·2012년 제91·93회 전국체육대회 남자복싱 일반부 +91㎏ 5위 김남신(36)은 3라운드 TKO로 꺾었다.
블랙컴뱃은 설립 1144일(3년1개월20일) 만에 ‘파이트 매트릭스’ 세계랭킹 선수 43명을 보유한 아시아 12위 및 글로벌 33위 단체로 성장했다. 대한민국 종합격투기 역사상 가장 큰 개최 장소인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진행하는 블랙컴뱃 14는 대단히 상징적이다.
박원식이 참가하는 초대 웰터급 챔피언 결정전은 블랙컴뱃 14의 메인이벤트로 흥행을 책임지게 된다. “2008년 8월 M-1 대회를 뛰어보긴 했지만, 그것과는 또 달랐다. 빅리그 데뷔전이라 얼어 있었고 모르는 것도 많았다”라며 드림 12를 회상했다.


최대 5500명이 가능한 서울 장충체육관 M-1 Challenge 6에서 ‘파이트 매트릭스’ 웰터급 세계랭킹 8위 출신 퓌르디얼 더빈트(46·네덜란드)한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지만, 실제로 1만 명이 넘게 들어온 일본 오사카조 홀은 20대 초반 박원식으로서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이었다.
박원식은 “Ringside Physicians가 시력 문제 등 내가 2라운드를 소화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주심이 바로 TKO를 선언했다. 지금 같으면 즉시 통역을 통해 적극적으로 항의했을 것”이라며 5분 만에 패배가 결정된 드림 12를 아쉬워했다.
2010년 12월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리시엄(수용인원 1만)에서는 센고쿠 vs 드림 교류전이 열렸다. 박원식은 라이트급 5분×3라운드 접전 후 막시모 블랑코(42·베네수엘라)한테 만장일치 판정으로 졌다.

부심 2명은 29-29, 나머지 1명도 30-30으로 박원식과 막시모 블랑코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채점했지만, 교류전을 주최한 센고쿠에는 무승부 없이 저지가 두 선수 중 하나를 반드시 골라야 하는 규정이 있었다.
모든 부심은 막시모 블랑코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경기를 했다고 본 것이다. 박원식은 “날 이기고 곧장 Strikeforce를 거쳐 UFC를 갔더라. 드림과 센고쿠에서 이용만 당한 기분”이라고 2009, 2010년 메이저대회 경험을 씁쓸하게 떠올렸다.
막시모 블랑코는 2011년 UFC가 사들인 미국 스트라이크로 진출한 다음 2012~2016년 UFC 9경기 커리어를 쌓았다. 박원식이 “일반적인 대회처럼 비기는 경우의 수가 있거나 연장전이라도 가능했으면…”이라고 아쉬워한 것은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다.

2004년~ 16승 8패 1무 1무효
KO/TKO 9승 4패
서브미션 4승 2패
2009년 Dream 1패
2010년 Sengoku 1패
2018~2019년 Combate 1승 1패
2020년 HEAT 라이트급 챔피언
2025년 블랙컴뱃 타이틀전 예정

[서울 대치동=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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