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선수들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컵을 절대 내주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2일 경기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남서울CC)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중간 합계 5언더파 137타를 기록한 조우영은 일몰로 출전 선수 144명 중 66명이 이날 경기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장희민, 황도연, 이형준, 재즈 쩬와타나논(태국)과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10번홀에서 이날 경기를 시작한 조우영은 4번홀까지 보기 3개를 적어내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마무리는 완벽했다. 7번홀에서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그는 8번홀과 9번홀에서 각각 샷 이글과 버디를 잡아내며 1언더파를 완성했다.

조우영은 아마추어 시절 이번 대회가 열리는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유독 성적이 좋았다.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매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그는 이번에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을 자신의 우승 이력에 추가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프로 골퍼라면 누구나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하고 싶어 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라며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우승이 아닌 만큼 차분하게 내 경기를 치르려고 한다. 계획한 대로만 플레이를 하면 최종일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10년 넘게 연습해 누구보다 코스를 잘 알고 있는 조우영은 '공격'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는 "절대 덤비면 안 되는 골프장이 남서울 컨트리클럽이다. 방심하는 순간 단 한 번의 실수로 많은 타수를 잃을 수 있는 만큼 절대 집중력을 잃으면 안 된다. 힘을 빼고 지킬 때는 확실히 지키는 전략으로 남은 라운드를 치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조우영은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인 선수 연속 우승 기록을 21년으로 늘리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는 "한국의 마스터스라고 불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은 한국 최고의 골프 대회다. 특별한 대회인 만큼 한국인 선수가 우승해 한국 골프의 힘을 보여 주면 좋겠다. 우승컵을 품에 안는 주인공이 내가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열심히 쳐보겠다"고 말했다.
공동 선두에 자리한 또 다른 한국 선수인 장희민과 황도연도 이를 악물었다.
이틀 연속 선두권에 이름을 올린 장희민은 사소한 실수를 줄여 외국인 선수들의 우승을 저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희민은 "최종일에는 남서울 컨트리클럽의 그린 스피드가 3.9m까지 올라간다고 들었다. 그린에서 퍼트를 잘하는 선수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그린에서는 1m 퍼트도 안심할 수 없다. 신중하게 플레이해 이번 대회를 기분 좋게 마치겠다"고 다짐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은 둘째 날에도 이어졌다. 유민혁은 생애 처음 출전한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이틀간 2타를 줄이며 상위권에 자리했다. 유민혁은 "아마추어의 패기로 우승에 도전하려고 한다. 수많은 팬 앞에서 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성남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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