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산병에 숨은 턱턱 막히고,
세계적인 선수들도 0점대 애버 속출
해발 2600m에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턱 막히고, 0점대 애버리지도 속출하고….
올해 첫 3쿠션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BOGOTA) 얘기다. 환경에 적응한 현지 사람을 제외하고 외지인들에게는 끔찍 그 자체다.
이곳에선 지난해에 이어 2년연속 3쿠션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지난 25일(한국시간) 개막, 28일 현재 본선32강 진출자가 가려졌다.
韓 선수 올해는 적응 위해 이틀 전 보고타 도착
본선이 시작된 만큼 조명우 허정한 김준태 김행직 차명종 강자인 등 6명의 한국선수는 물론 다른 나라 선수들도 현지 적응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대회때 혼쭐이 난 적 있기 때문이다. ‘당구판 지옥의 레이스’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지난해 30시간 가까이 날아가 대회에 출전한 한국선수들은 무척 고생했다. 고산병에 시달리며 컨디션이 엉망이었고, 대회 성적도 기대 밖이었다.
차명종 선수는 당시 “한국선수들이 하나같이 감각을 못찾고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했다. 말로만 듣던 고산병을 겪다보니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환경은 곧바로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2024 보고타3쿠션월드컵 평균 애버리지(본선)는 1.426이다. 이는 최근 3년(2202~2024)간 개최된 16개 3쿠션월드컵 중 가장 낮았다. 1.4대 애버리지는 유일했고, 가장 높았던 2024 서울대회(1.646)에 비해서는 0.22나 낮았다.
지난해 보고타대회에서는 1점대 초반 애버리지는 다반사고, 심지어 0점대도 속출했다. 게다가 예선이 아니라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32강 본선 이후에 나온 기록이다.

차명종과 블롬달은 32강 조별리그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40:35(36이닝) 블롬달 승리로 끝났지만 두 선수 애버리지는 1.111(블롬달), 0.972(차명종)였다.
조4위로 32강 조별리그서 탈락한 조명우는 세 경기 애버리지가 1.103, 1.208, 1.260이었다. (세 경기 평균은 1.194)
김행직도 비슷했다. 1승2패 조3위로 고배를 마셨는데 패한 두 경기 애버리지가 1.178, 0.842이었다. 그나마 세 번째 경기에서 12이닝만에 40:15로 승리, 애버리지 3.333으로 체면치레했다.
보고타의 가혹한 환경은 ‘전설’들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마르코 자네티는 톨가한 키라즈와의 경기에서 1.034를 기록했고, 토브욘 블롬달은 서창훈과의 16강전에서 0.973을 기록하며 탈락했다.
이 밖에 톨가한 키라즈(0.970) 다니엘 모랄레스(1.000) 사메 시돔(1.023) 바오프엉빈(1.066) 니코스 폴리크로노풀로스(1.083) 글렌 호프만(1.148)도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특히 제레미 뷰리는 0.478를 기록하기도 했다.
차명종은 지난 25일 “허정한 김행직 조명우 등 한국선수들이 지난해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올해는 현지 적응을 위해 대회 개막 이틀전(지난해는 하루전)에 보고타에 도착했다”며 “올해는 적응을 잘해서 한국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선수들은 지난해 보고타에서 황봉주와 서창훈의 8강이 최고성적이었다.
‘당구판 지옥의 레이스’인 보고타3쿠션월드컵에서 올해는 어떤 기록들이 쏟아질지 궁금하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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