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폴란드 멕시코 등 15개국에 수출
멕시코, 페루에선 커뮤니티 활용 마케팅
월드게임, 3쿠션월드컵, 오사카오픈 등 후원
[편집자주]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의 당구 인프라를 자랑하던 국내 당구산업이 고비를 맞고 있다. 당구산업 경기 주기에 따른 부침이 아니라 구조적 침체에 빠져고 있다. 신규 당구인구 유입 감소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당구문화는 당구산업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 없는 노릇이다. 국외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국내 당구업체들이 국내 당구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최근 적극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MK빌리어드뉴스는 국내 당구산업의 국외 진출 현주소를 진단하기 위해 연중 기획으로 ‘한국 당구산업 글로벌로 가다’를 준비했다. 세 번째는 민테이블이다.
2000년대 중반 국내 당구시장은 대호황이었다. 전국적으로 하루에도 몇군데씩 당구장이 생겼다. 당시 당구시장의 중심은 중대였다.
민테이블(대표 민상준)이 국외 시장에 눈을 돌린 것도 이 무렵이다. “국내 당구테이블 생산규모는 커졌는데, 당구 동호인 증가는 그걸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민상준 대표는 과잉 생산이 지속되면 2~3년 안에 생산대수가 포화상태가 될 정도였다고 했다.
“올핸 포켓에 주력, 국내 포켓 확산에도 일조”
때마침 민테이블은 베트남 시장과 선이 닿아있었다. 2004년에 민 대표 동생이 베트남에서 당구장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고, 베트남 당구시장에 대한 정보가 차곡차곡 쌓였다. 현지 시장 정보에 따르면 베트남은 한국과 달리 캐롬보다는 포켓쪽이 더 유망했다.
◆2007년 포켓테이블 수출로 베트남 당구시장에 첫발
이를 바탕으로 민테이블은 2007년 포켓테이블을 수출하며 베트남 당구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수출을 위해 직접 둘러본 베트남 당구시장은 초기 정보가 맞아 시행착오가 적었다. 당시 베트남 캐롬 당구장은 한국과 많이 달랐다. 야외나 비만 피할 수 있는 공간에 당구대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정도였다.
반면 포켓당구장은 에어컨이 있는 공간에 인테리어도 깔끔했다. 음료판매도 허용됐고, 젊은이들로 북적댔다.
민테이블이 베트남 시장 진출 타겟을 우선 포켓볼 테이블로 잡은건 당연했다. 하지만 숙제가 많았다. 베트남 포켓볼의 경우 게임룰은 서양의 8볼룰이지만 테이블은 중국 영향으로 중국 차이니즈8볼 테이블이 주류를 이뤘다.
민 대표는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퀄리티있는 테이블을 소개하고, 서양식 풀을 확산하는게 급선무였다”며 “당시 드래곤프로모션이 필리핀에서 풀 대회를 개최했는데, 민테이블이 적극 동참했다”고 말했다.
민테이블이 드래곤프로모션과 협력한 것은 이를 통해 베트남에 서양식 풀대회를 적극 홍보하고 게임 방식도 차이니즈8볼에서 서양식 풀 문화로 바꾸는데 일조하기 위해서였고, 나름 성과를 거뒀다.
이 와중에 위기도 있었다. 2~3년 노력해서 호치민 포켓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기반을 닦았으나 곧바로 중국산 저가테이블이 밀려들어왔다. 노골적으로 민테이블을 겨냥, 절반 수준으로 낮춘 중국산 저가테이블은 감히 경쟁하기 조차 버거웠다.
결국 포켓 시장을 포기했다. 대신 캐롬 시장 변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그 동안 테이블의 고퀄리티화 등으로 베트남 시장에 대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왔기에 가능했다. 특히 2007년 수원3쿠션월드컵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민 대표는 “수원월드컵을 계기로 베트남 선수를 후원하면서 베트남 시장에 다가갔다”며 “물론 처음에는 테이블 단가가 맞지않아 포기하려 했으나, 베트남 현지에 당구장 만들고 거기서 캐롬대회를 열면서 차츰 베트남 시장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캐롬 테이블 도전도 만만치 않았다. 민테이블 가격의 20%에 불과한 베트남 테이블과 경쟁해야 했다.
민 대표는 “가격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캐롬당구대회를 주최주관했다”며 “이를 통해 베트남 선수들이 고퀄리티 테이블을 접하면서 차츰 우리 테이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베트남에 수출한 민테이블 50여대에 대해 한국 기술자를 파견, 3년 동안 무상 수리하면서 베트남 당구선수들의 신뢰를 얻었다. 여기에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3쿠션대회를 민테이블이 후원하면서 포켓테이블과 함께 캐롬 테이블도 베트남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 유럽, 북중미, 오세아니아 등 15개국에 수출
주력 시장인 베트남을 중심으로 현재 민테이블 수출국가는 아시아, 유럽, 북중미, 오세아니아에 걸쳐 15개국에 달한다.
북중미 지역으로는 미국 페루 멕시코 콜롬비아 에콰도르에 캐롬과 포켓테이블을 수출하고, 유럽지역으로는 오스트리아 스위스 폴란드에 캐롬테이블을 수출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오세아니아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 민테이블이 나간다.
당구업체의 대표적인 마케팅 방식은 당구대회 후원과 유명선수 후원이다. 민테이블 역시 마찬가지다.
2006년 드래곤프로모션의 필리핀대회(풀대회)를 시작으로 월드게임과 3쿠션월드컵, 각종 포켓볼 대회 공식테이블로 선정됐다. 비올림픽종목 국제종합경기대회인 월드게임은 2017년 폴란드 브로츠와프 월드게임과 2022년 미국 버밍햄 월드게임 당구종목 공식테이블로 선정됐다.
3쿠션월드컵에선 2008년 수원대회, 2014~15 구리대회 공식테이블로 사용됐고, 2015년에 열린 LGU+ 3쿠션마스터즈 공식테이블이었다.
최성원이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정상에 오른 2014 세계3쿠션선수권 공식테이블도 민테이블이었다.
이 밖에 아시아캐롬선수권(2008, 2009, 2011, 2012, 2015)과 유럽챔피언십3쿠션(2016) 공식테이블이었고, 2014~15년에는 대한당구연맹(KBF) 공식테이블로 선정됐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과 베트남 포켓볼대회 후원을 통해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11월 열린 제56회 전일본포켓볼선수권을 후원했다, 이 대회는 US오픈과 함께 국제적으로 전통과 권위를 인정받는 오픈대회로 ‘코로나19’로 2019년 이후 중단됐다가 2023년에 재개된 대회다.
민테이블은 또한 이달 초 호치민당구연맹(HBSF)과 앞으로 3년간(2024~26) 1년에 세 차례씩 9볼 대회를 개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1차 대회(호치민당구연맹배 9볼 토너먼트 민테이블컵 라운드1)가 열렸고, 해마다 3번째 대회는 오픈 경기로 치러진다.
◆“올핸 포켓볼 테이블에 주력…국내 포켓볼 바람 확산에도 앞장 설 것”
국외시장에서 민테이블의 판매방식은 독특하다. 수출 대상 국가 당구연맹 통해서 딜러를 확보하고 특히 현지 선수들의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한다. 페루의 경우 당구 선수 커뮤니티를 통해 민테이블이 홍보되면서 수출 길을 트게 됐다. 멕시코는 당구장 커뮤니티를 통해서 수출이 성사됐다. 미국에선 선수가 민테이블을 사용한 후 소감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현지 당구인들의 입소문을 타게 됐다.
민테이블은 올해 포켓 테이블 수출에 보다 역점을 둘 계획이다.
민 대표는 “오사카오픈 후원을 계기로 일본 포켓볼 시장에 좀더 공격적으로 나설 생각이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포켓 시장 수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력시장인 베트남은 3년 계약한 ‘호치민포켓볼대회’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제고할 방침이다.
민대표는 특히 동남아 등 국외에서 포켓볼 바람이 확산하면 국내에서도 포켓볼 바람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위해 민테이블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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