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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역 ‘당구선생님’ 강병철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당구 치며 재미있어 할 때 보람”

[인터뷰] KBF i리그 충남 빌리언트쌤 강병철 북일고서 학생 30여명에게 ‘찾아가는 당구교실’ “당구는 학생들 두뇌회전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 스포츠 미래는 유청소년…아이리그 지원 늘려야

  • 황국성
  • 기사입력:2023.12.07 17:01:24
  • 최종수정:2023-12-07 17: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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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BF i리그 충남 빌리언트쌤 강병철
북일고서 학생 30여명에게 ‘찾아가는 당구교실’
“당구는 학생들 두뇌회전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
스포츠 미래는 유청소년…아이리그 지원 늘려야
충남지역 빌리언트쌤 강병철 선수(충남당구연맹 교육이사)가 아이리그 팜플릿을 가리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당구치며 즐거워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충남지역 빌리언트쌤 강병철 선수(충남당구연맹 교육이사)가 아이리그 팜플릿을 가리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당구치며 즐거워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한국당구 백년대계인 대한당구연맹 유청소년당구리그(KBF i리그)가 2년째를 맞으며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 충남 천안의 명문학교인 북일고(교장 백웅현)에서도 ’찾아가는 당구교실‘이 열려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었었다. 북일고 행사는 충남지역에서도 아이리그가 첫 닻을 올렸음을 의미한다.

충남지역 아이리그 책임자이자 ’빌리언트쌤‘인 충남당구연맹 강병철 교육이사는 이날 수업을 진행한 뒤 스스로 뿌듯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당구강습에 굉장히 적극적이었고 이날 큐를 처음 잡아본 학생들도 대부분 당구를 쉽게 이해하며 재미를 붙였다는 것.

강병철 교육이사는 “북일고는 당구에 관심이 많은 학교다. 애초 당구교실 수강신청을 받을 때도 기대 이상의 경쟁률을 보여 놀랐다”고 말했다. 북일고에서 첫 ’방과후 당구학교‘ 수업을 마친 강병철 교육이사 얘기를 들어봤다.

▲아이리그 빌리언트쌤을 맡고 있는데, 어떤 일을 하나.

=평소 당구를 접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체계적으로 당구레슨을 해준다. ‘방과후 당구학교’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방과후 당구학교’지도 외에도 하는 일이 많다던데.

=아이리그와 관련해서는 여러 일을 한다. 먼저 충남지역 아이리그 총괄을 맡고 있으며, 주말리그에 출전하는 학생들도 지도한다. (아이리그 초보자를 위한 찾아가는당구교실과 학교선수 등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리그를 운영한다)

강병철 빌리언트쌤이 천안북일고 ‘방과후 당구학교’ 시간에 학생들에게 공구름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강병철 빌리언트쌤이 천안북일고 ‘방과후 당구학교’ 시간에 학생들에게 공구름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북일고에서 첫 아이리그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소감은.

=학생들이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당구 강습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른 학교와 시설에서도 강습을 하는데, 북일고 학생들의 적극성이 가장 높다고 느꼈다. 학교가 명문고인 만큼 아이들의 배움에 대한 열의가 높은 것이 아닌가 한다.

▲실습실에 당구대가 8대나 있다. 북일고가 원래 당구에 관심이 많았나.

=실습실 1층에 중대 4대, 2층에 중대 3대와 포켓테이블 1대가 있다. 2층 당구대는 원래 학교에 있던 것이고, 이번에 아이리그를 시작하며 1층에 당구대 4대를 더 들였고, 다른 당구용품도 많이 구비했다.

북일고 교장선생님께서 당구를 무척 좋아하시고 북일고 당구동호회 회원이기도 하다. 평소에도 당구를 즐기신다. 교장 선생님의 전폭적인 지지로 대규모 실습시설을 갖추게 됐고, 아이리그에도 참여하게 됐다.

학생 큐걸이를 교정해주고 있는 강병철 빌리언트쌤.
학생 큐걸이를 교정해주고 있는 강병철 빌리언트쌤.

▲아이리그 시작 이전에도 학생들이 실습실에서 당구를 자주 쳤다고.

=북일고는 예체능 활동에 관심이 많은 학교다. ‘1예1체’라는 프로그램을 학교 자체적으로 시행하는데, 학생 한 명당 하나의 예술활동과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아이리그 시작 전부터 이 프로그램 당구강사로 활동했는데 당구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상당히 뜨거웠다.

당구수업의 경우 1학년 8명, 2학년 8명이 참여하는데 정원보다 몇 배나 많은 학생들이 당구활동에 지원해 깜짝 놀랐다.

▲학생을 지도할 때 가장 강조하는 점은.

=당구를 떠나 학생을 지도할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다. 자신만의 취미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구는 평생취미로 삼기에 굉장히 좋은 스포츠다. 다만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려면 처음부터 정석으로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당구를 잘 모르는 학생에겐 초반엔 밀어치기, 끌어치기 등 단순한 타법을 토대로 한 신기한 기술을 보여준다. 이걸 따라 하면서 흥미를 느낀다. 물론 자세와 기본기는 이후에 철저하게 잡아준다.

강병철 빌리언트쌤이 학생들에게 공의 당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병철 빌리언트쌤이 학생들에게 공의 당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학생들을 지도하며 인상적으로 남는 기억이 있다면.

=학생들을 만나보면 상당수가 이렇다 할 취미가 없고, 학업에 지쳐 있더라. 그런 학생들이 당구에 점점 흥미를 느끼며 당구를 자신의 확실한 취미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보람차다. 꾸준히 수업을 들었던 한 아이는 “저 이제 어디 가서 당구 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하며 뿌듯해 하더라. 다른 학생도 “당구수업에 들어오면 다른 잡 생각이 안 들어 좋다”고 말한 적 있다. 이렇듯 당구가 학생들에게 친구와 같은 취미로 다가갔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아직 당구를 해보지 않은 학생들에게 당구 장점을 소개하자면.

=당구는 학생들에게 상당히 적합한 종목이 아닐까 싶다. 적당한 체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학업과 병행하기도 수월하고, 두뇌회전과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학생들에게 정말 좋은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빙 둘러싼 가운데 스트로크 후 공의 진행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강병철 빌리언트 쌤.
학생들이 빙 둘러싼 가운데 스트로크 후 공의 진행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강병철 빌리언트 쌤.

▲한편으로는 당구계에 청소년 유입이 적은데.

=요즘은 아이들이 당구를 치지 않는다. 충남지역을 통틀어도 학생선수는 중학생, 고등학생 1명씩이 전부다. 평소 선수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있다. 예전에는 ‘할게 없어서 당구를 쳤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고 난이도는 낮았다. 하지만 요즘은 PC방 등이 훨씬 인기이고 당구장도 점점 어려운 대대 위주로 바뀌는 추세다 보니 접근이 더욱 어려워졌다. 학생을 위한 맞춤규격의 당구대와 보다 가벼운 무게의 당구공 등을 제작해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아이리그 지원도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0년 넘게 당구인으로 살고 있지만, 디비전리그와 아이리그 출범을 가장 높게 평가한다. 그런데 디비전리그에 비해 아이리그 지원폭은 상당히 좁은 형편이다. 출범 자체로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더 나아가 아이리그 지원폭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포츠 미래는 유청소년에 있기 때문이다.

▲충남지역 아이리그의 내년 목표는.

=천안뿐 아니라 아산지역까지 3~4 곳으로 아이리그 활동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학생당구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천안=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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