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존 수술. 다친 팔꿈치 인대를 다른 인대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1974년 프랭크 조브 박사가 LA다저스 투수 토미 존에게 집도한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투수가 이 수술을 통해 커리어를 되찾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좌완 선발 류현진(36)도 그중 한 명이다. 지난해 수술받은 이후 13개월 반 만에 복귀, 6경기에서 29이닝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48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이 이역만리 타국에서 묵묵히 자신의 가야 할 길을 가고 있을 때, 태평양 건너 한국에서는 또 한 명의 투수가 ‘토미 존의 후예’가 됐다.
키움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4)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시즌 24경기 등판,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 기록하며 KBO리그 최고 선발로 군림하고 있는 그는 팔꿈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찾은 병원에서 내측측부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고 토미 존 수술을 받게 됐다.
류현진은 안우진과 한솥밥을 나눈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에이전시 소속이라는 인연이 있다. 오프시즌 기간 함께 훈련하기도 했다.
3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류현진에게 안우진에게 전할 말을 물었다.
온수 반신욕을 마치고 빨갛게 달아오른 몸을 수건으로 닦은 뒤 의자에 앉은 류현진은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다. 거의 실패가 없는 수술이고, 게다가 (안)우진이는 젊다”며 자기 생각을 전했다.
그의 말대로 토미 존 수술은 성공률이 높은 수술에 속한다. ‘메디컬뉴스 투데이’에 따르면, 복귀 확률은 80~95%에 달한다.
그러나 살과 근육을 찢었다 봉합하는 수술이다. 재활이 쉬운 여정일 리가 없다. 복귀 후 예전의 폼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도 많다. 메디컬뉴스 투데이는 수술받은 투수의 20%가 수술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재활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셋백(setback)이 없는 것”이라 답했다. 부상이 재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됨을 강조한 것.
그렇다면 ‘셋백’이 없는 재활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한방에 너무 무리해서 (훈련량을) 늘리거나 이러면 안 된다. 순리 대로 해야 한다”며 욕심내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류현진은 토미 존 수술 재활치고는 꽤 빠른 13개월 반 만에 복귀했지만, 복귀 이후에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결국에는 순리 대로 부상 재발 없는 재활을 소화했기 때문일 터.
부상으로 잠시 쉬어가게 된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에이스가 이 ‘토미 존 선배’의 조언을 새겨들을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덴버(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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