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전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떡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한인마트에서 한국계 소비자만 떡을 찾는다는 생각은 말 그대로 고정관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H마트를 비롯해 현지에서 한국 식재료를 찾는 소비자를 보면 비(非)한국계 비율이 80%에 달한다"며 "떡의 식감이 아직 현지인들에게 낯선 것은 맞지만 모찌가 이미 시장을 견고하게 구축한 것처럼 한국 떡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더바른컴퍼니를 창업한 전 대표는 한국 떡의 잠재력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청년 사업가다. 인하대 재학 시절 회사를 세워 이듬해 곧바로 해외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첫 진출국인 미국에서는 한 달 만에 1.3t 분량의 제품을 완판했고 이후 캐나다와 싱가포르, 중국 등으로 시장을 넓혔다. 창업 2년 만에 매출이 10배가량 뛰었다. 회사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전통 청년 초기창업기업' 우수기업(장관상)으로 선정됐다.
더파른컴퍼니의 경쟁력은 전 대표가 떡에 대해 느꼈던 아쉬움에서 시작됐다. 상온에 몇 시간만 놔두면 금세 딱딱해져 먹기 어렵다는 게 대표적이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진공 교반기(액체·분체 등을 혼합하는 기기)를 들여와 떡을 반죽했다. 1분에 100회가량 진공상태에서 반죽을 치댄 뒤 급속 냉동하는 과정으로 굳지 않는 떡을 개발해냈다.
전 대표는 "더바른컴퍼니 전에도 시중에 굳지 않는 떡이 있었지만 대부분 유화제나 방부제 같은 식품첨가물을 더한 제품이었다"며 "반죽에 밀가루를 소량 첨가하는 방법도 있지만 속이 더부룩하지 않도록 다른 방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에서 전통과자를 만들 때 쫀득한 질감을 살리기 위해 진공 교반기계를 쓴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약 7개월간 쌀 2t 분량을 1도씩 반죽 온도를 바꿔가며 최적의 조건을 찾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디저트로서 떡의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떡의 '전통적' 이미지가 1020세대에게 진입장벽이 된다는 생각으로 색다른 퓨전 떡을 개발했다. 카스텔라·흑임자·콩가루쑥 등 인절미 3종과 크림찹쌀떡, 딸기크림떡, 요거트복숭아크림떡 같은 제품을 포함해 지난 3년간 메뉴 17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최근엔 쿠팡,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에서 떡류 1위를 차지하는 성과도 내고 있다.
여기에 저속 노화 트렌드에 맞춰 저당 밥알찹쌀떡 등을 개발해 당뇨 환자식 및 헬스푸드용으로도 확장 중이다.
더바른컴퍼니는 K컬처 확산과 함께 한국 떡 수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떡 수출액은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9140만달러(약 1263억원)를 기록하며 급증하고 있다. 전 대표는 "지난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은 전체의 10%였지만 올 하반기부터 크게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가 떡을 '라이스 케이크'가 아닌 '떡(tteok)'으로 알릴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하는 까닭이다. 전 대표는 "외국에서 동그란 형태의 쌀 가공식품을 보면 대부분 '모찌'라고 인식한다"면서도 "한국 떡은 후발주자지만 유럽 등 새롭게 확장할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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