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가 26일 발표한 '2025년 5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근로자 1인당 명목임금은 397만1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7% 증가한 수치다. 소비자 물가 수준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0.6% 오른 341만2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임금을 산업별로 살펴보면 금융 및 보험업이 가장 높았다. 금융 및 보험업은 전년 동기 대비 6.1% 오른 744만2000원이었다.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은 589만1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218만3000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의 경우 1인당 월평균 임금은 421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정액급여는 361만3000원(2.7%), 초과급여는 24만6000원(2.8%), 특별급여는 35만6000원(3.6%) 수준이었다. 정액급여는 일반 급여에 직책수당, 근속수당, 가족수당 등을 더한 개념이고 초과급여는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등에 따라 지급되는 시간 외 수당이다. 또 특별급여는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 성과급, 명절 보너스를 가리킨다. 이들은 전년 동기보다 6.5시간 더 일해 총 174.2시간을 근무했다. 월력상 근로일수가 전년 대비 1일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임시일용직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1% 감소한 178만6000원을 벌었다. 이들의 근로시간은 87.3시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시간 줄었다.
상용근로자의 임금이 2.8% 오를 때 임시일용직은 되레 3.1%나 감소한것은 건설업 불황 때문이다. 김재훈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은 건설업 임시일용근로자 수와 근로시간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건설업 종사자 수는 큰 폭으로 줄며 1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 채용 인원은 무려 4만6000명(-15.3%) 줄었다.
김 과장은 "통상 건설업 고용시장에는 계절성이 있는데, 감소 추세로 돌아선 이래 계절성이 두드러지지 않을 만큼 쭉 빠지고 있다"며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암울한 것은 전체 산업 중 종사자 수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제조업 종사자 숫자는 2023년 10월부터 20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경북 지역 산업단지에 위치한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20대 직장인 이 모씨는 "국내 제조업에는 미래가 없다"는 이유로 이직을 준비 중이다. 이씨는 "꿈꾸던 직장에 입사했지만 막상 들어와보니 중국과 경쟁에 밀려 결국 회사가 살아남기 어려워 보인다"며 "아예 직종을 바꾸려고 퇴근 후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어 이씨의 이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또는 경력으로 채용되거나 복직·전직한 노동자를 뜻하는 입직자는 86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직자들의 취업 문은 더욱 좁아졌다. 이날 고용부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올해 2~3분기 채용 계획 규모를 5만명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줄어든 수치다.
취업도, 구직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인 30대 진 모씨는 지난해 200만원 초반 정도의 월급을 받던 작은 게임회사에서 퇴사했다. 진씨는 "퇴사하고 이력서를 50곳도 넘게 냈지만 다 떨어졌다"며 "당분간 쉬면서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채용 계획 인원이 많은 상위 5개 직종은 경영·행정·사무직(6만4000명), 영업·판매직(5만명), 음식 서비스직(4만6000명), 운전·운송직(3만9000명), 기계 설치·정비·생산직(2만4000명) 순이었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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