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부처님 생신카페' MZ 북적북적 소원카드 사고 연꽃라떼 마시고

  • 지혜진
  • 기사입력:2025.05.04 17:45:23
  • 최종수정:2025-05-04 17:46:48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축하해!"

부처님오신날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연화사는 다른 절과 다르게 20·30대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인 '연예인 생일카페'를 모티브 삼아 '부처님 생신 카페'가 열린다.

생신 카페는 휘황찬란한 금빛 소품과 '부처님과 함께라면 그곳이 어디든 극락일 거야' 등의 손팻말로 장식돼 있었고, '성불' 등이 적힌 거울 포토존도 마련돼 있었다. 불교 문화를 보다 친근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소원 성취 부적 카드와 '약사여래부처 밴드붙여' 일회용 밴드 등 굿즈도 판매했고, '연꽃라떼' 등 특별 음료도 준비돼 있었다.

이날 생신 카페에는 대학교 '과잠' 등을 입은 20대가 삼삼오오 끊이지 않고 들어와 26개 좌석이 꽉 찰 정도였다. 서울 강북구에서 온 강다현 씨(24)는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부처님 생신 카페를 알게 됐는데 재밌어 보이길래 십여 년 만에 친구와 함께 절을 찾았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 불교 상품을 구경하러 가는 것이 놀이처럼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종교의 엄숙함을 내려놓는 불교계 행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불교와 불교 굿즈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불교계는 '나는 절로: 쌍계사 편'과 같은 연애 프로그램, MZ세대 스님들의 출가 이야기를 담은 다큐 '우리들의 힙hip한 출가', 인근 대학생들에게 매주 무료 절밥을 제공하는 '청년밥심', 휴식에 재미를 더한 '템플스테이' 등 젊은 층의 관심사에 맞는 행사와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연예계에서도 지난 1월 가수 제니가 불교의 '선'을 주제로 한 노래 '젠(ZEN)'을 발표하는가 하면, 같은 달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추천한 책 '초역 부처의 말'은 한동안 서점 베스트셀러였다.

[지혜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