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면에서 숙박업을 하는 김현기 씨(65)는 매일경제와 만나 깊은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발생한 대형 산불로 관광객이 급감하자 생계 걱정에 밤잠도 못 이루고 있다. 김씨는 "예년 같으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이 찾을 때지만 지금은 숙박객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안동과 청송 등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관광지 역시 마찬가지다. 봄철 나들이 인파가 많을 때지만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피해지역 주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이 같은 위기 극복을 위해 경상북도가 '관광 활성화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산불 피해를 입은 안동·의성·청송·영양·영덕 등 5개 시군을 대상으로 내수 경기 회복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다.
경북도는 이번 프로젝트 주요 전략으로 관광상품 개발, 축제 활성화, 관광 회복 마케팅 등을 마련했다. 지역 관광을 알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를 강화하고, 그간 미뤄졌던 지역 축제를 장려하는 한편, 관광객들에게 숙박료·관광지 입장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 골자다.
관광상품 개발은 산불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동해선 등 경북 동해안을 잇는 철도 개통에 맞춰 코레일관광개발과 협력해 산불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철도 관광상품을 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다. 또 기부와 관광을 결합한 관광상품도 전담 여행사와 협력해 선보이고 관광을 통한 기부 상품 등도 내놓을 예정이다. 산불 피해 지역만을 대상으로 민간 플랫폼과 협력해 숙박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숙박금액에 따라 할인쿠폰도 제공할 예정이다.

관광수요 회복을 위한 홍보 마케팅도 적극 추진한다. 피해 지역의 여행지로 재해석한 영상 콘텐츠와 숏폼 중심의 SNS 영상, 지역 특화 체험을 소개하는 콘텐츠 등을 제작할 예정이다. 유명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피해지역 내 주요 관광지와 숨은 관광지를 팬들과 함께 탐방하는 여행 콘텐츠도 제작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산불 피해 시군을 여행하고 인증하면 경품을 지급하는 온라인 이벤트와 유명 프랜차이즈 기업과 협업해 관광자원과 상품을 홍보하는 프랜차이즈 마케팅 등도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산불 피해지역 5개 시군의 주요 관광지점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8%나 감소했다.
[안동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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