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미분양 해소율 1위로
반도체 수출 역대 최대치
삼성 5공장 건립설 등 영향
브레인시티 푸르지오·수자인
잔여가구에도 실수요자 발길

지난 22일 찾은 경기 평택시 ‘브레인시티 푸르지오’ 견본주택은 평일 오전임에도 20명 남짓한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현장 관계자는 “오늘이 기존 계약자들의 옵션 계약일이라 평소보다 방문객이 많은 편”이라면서도 “평소에도 퇴근시간 이후에는 15팀가량이 꾸준히 방문해 상담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때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까지 붙었던 평택 부동산 시장이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으로 일컬어지는 호황 속에서 반전 기미를 보이고 있다. 평택은 올해 들어 경기도에서 가장 빠르게 미분양을 해소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6438가구였던 평택시 미분양은 5월 말 4442가구로 31% 감소했다. 5월 경기도 전체 미분양 감소분(786가구) 중 52.5%(413가구)가 평택에서 줄어든 것이다.
브레인시티 푸르지오 현장 관계자는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실수요자 위주로 관심과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규제 타깃에서 벗어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견본주택 방문객과 계약이 이전 대비 2배 정도 늘었다. 주당 30건 정도 이뤄지던 계약이 이제는 매주 60건씩 체결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깜깜했던 평택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데는 최근 ‘반도체 도시’ 평택의 펀더멘털과 최근 반도체 호황 영향이 제일 크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수출액은 733억1000만달러(약 101조원)로 상반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슈퍼사이클’ 도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립 추진설’까지 거론되면서 과거 반도체 호황기 집값 상승을 경험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평택으로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평택시는 반도체 호황기였던 2021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36.17%에 달해 경기도(26.67%)와 수도권(23.2%)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일각에선 지난 6·27 대출 규제가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가 서울 중·상급지를 겨냥한 규제인 만큼 가격대가 낮아 영향권에서 벗어난 평택 등 수도권 단지가 실거주자 수요 심리를 자극했다는 설명도 내놓는다. 평택시 일대 신축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4억원대 후반에서 5억원대로 형성돼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침체됐던 분양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고덕 자연앤 하우스디’는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진행된 1순위 청약 접수에서 국민(공공분양) 물량 110가구 모집에 62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5.65대 1을 기록했다. 일부 타입에서는 12.363대 1의 경쟁률도 나왔다. 앞서 지난달 ‘평택 고덕 A48블록 금성백조 예미지’는 1순위 261가구(일반공급) 모집에 총 1060건의 접수가 진행돼 평균 경쟁률 4.06대 1을 기록했다.

미분양 적체로 한동안 우울했던 ‘평택 브레인시티’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기도 최대 규모의 4차 산업 첨단 인공지능(AI) 도시로 조성되는 이곳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인접해 있고 글로벌 반도체 인재를 양성할 카이스트 평택캠퍼스도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아주대 평택병원까지 2030년 준공을 앞두고 있어 직주근접과 우수한 생활 인프라스트럭처를 모두 갖춘 자족도시로 기대를 모은다.
대우건설이 분양하는 ‘브레인시티 푸르지오’는 지하 2층~지상 35층 16개동, 총 1990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현재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지는 브레인시티 내 유일한 중심상업지구가 바로 인접해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브레인시티 최저 수준인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입주민을 모집 중이다. 총 889가구 규모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예정 용지가 바로 인접해 있고 브레인시티 내 중·고등학교도 신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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