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매일경제신문사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30억원 이상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2024건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987건)보다 2.1배, 작년 하반기(1483건)보다는 36.5% 늘었다. 올해 상반기가 지나지 않았고 실거래가 신고 기한(1개월)이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30억원 이상 거래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 거래 중 30억원 이상인 아파트 거래 비중도 5.3%로 작년 상반기(3.6%)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올해 30억원 이상 아파트가 가장 많이 거래된 곳은 강남구(778건)였다. 서초구(659건)와 송파구(214건)가 뒤를 이었다. 강남3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81.6%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급상승 중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 범위 안에 있는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0억942만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30억원을 돌파했다. 1년 전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24억7958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1.3%가 뛴 셈이다. 5년 전(18억32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66.9% 급등했다.
전문직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늘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 격차가 커지고 있다. 서울 하위 20%(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지난달 기준 4억9044만원에 그쳤다. 상위 20% 아파트와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11.6배를 기록했다. KB부동산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올해 들어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20년 이상 장기 보유했던 집을 처분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늘어나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있다. 30대 전문직들 수요가 이 물량을 받아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에서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을 매도한 사람 10명 중 1명(9.9%)은 매물 보유 기간이 '20년 초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지역별로는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구가 21%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이어 서초·양천구가 각각 13.2%를 기록했다. 강남구 내에서도 압구정동(54.4%)과 대치동(39.6%)은 장기 보유 매도자가 특히 많았다.
[손동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