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토허제 풀리나 … 송파 집값 나홀로 '들썩'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조사
서울 자치구 절반 약세에도
송파 아파트값 0.09% 상승
엘스·리센츠 등 5천씩 뛰고
집주인들은 매물 거둬들여
토지거래허가 해제 검토에
잠실 재건축도 활발 호재겹쳐

  • 이희수/김유신
  • 기사입력:2025.01.23 17:30:35
  • 최종수정:2025.01.23 17:30:35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감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가능해질 수 있어 호가가 일제히 뛰는 상황이다. 잠실주공5단지와 잠실장미 등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것도 매수 심리를 높이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셋째주(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하락 전환 전망이 우세했던 것과 달리 4주 연속 보합세를 보여 주목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절반 이상인 14개 자치구가 하락 전환했지만 서울 전체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은 건 송파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송파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나 뛰었다. 서울에서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여겨지는 서초구(0.03%)와 강남구(0.01%)보다도 상승폭이 훨씬 큰 것이다.

바로 옆 강동구 집값이 전주 대비 0.01% 하락했고, 노원·동대문·중랑·구로구 집값은 0.03%나 떨어진 것과도 대비된다. 한국부동산원은 "송파구는 잠실·신천동 등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잠실 위주로 상승 거래가 나타난 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4일 "특단의 시기에 선택됐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실무 관계자는 "늦어도 2월 안에 해제와 관련된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것"이란 입장이다.



사진설명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직접 거주 또는 운영 목적이 아니면 매수할 수 없도록 설정한 구역이다. 주택의 경우 실거주 의무 2년이 적용돼 '갭투자'가 불가능해진다.

현재 서울 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토지 면적은 65.25㎢로 시 전체 면적의 10.78%에 달한다. 이 중 이번에 해제가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지역은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에 따라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구 청담동, 삼성동, 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일대 14.4㎢(아파트)다.

이곳엔 재건축·재개발 호재가 없는 일반 단지가 많다.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2020년 6월 이후 4년 넘게 실거주 의무 족쇄가 채워져 있어 반발이 유독 컸다. 반면 서울의 다른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대부분 정비사업지다. 개발 호재가 있는 만큼 규제 해제가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오 시장의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단 게 송파구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잠실동 한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린단 소식이 전해진 뒤 지방에서 투자 목적의 매수 문의가 점차 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아직 실거래 신고는 되지 않았지만 1월 들어 신고가로 매매 계약이 체결된 단지가 있는 거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엘스와 리센츠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기존 가격보다 호가가 5000만원 오른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로 선호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동과 호수의 매물인데, 규제가 풀릴 것이란 전망에 매수 문의가 늘자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역시 "잠실 일대는 강남3구 중에서도 전세가율이 높은 편"이라며 "갭투자가 가능해지는 데 따른 기대 심리가 있을 수 있다. 실제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잠실동 매물건수는 지난 14일(3460건) 대비 이날(3428건) 소폭 줄기도 했다.

잠실주공5단지와 잠실 장미1·2·3차에서 재건축이 활발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재건축 이후 신축에 살 수 있는 입주권을 상대적으로 쉽게 얻을 기회가 얼마 남지 않은 것도 매수 심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 단지 전용 76㎡(9층)는 지난 7일 31억7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기도 했다.

[이희수 기자 / 김유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