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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체제 존중, 흡수통일 추구안해"

李대통령 광복 80주년 경축사, 남북대화 재개 강력 희망
日과 국익중심 실용외교 강조…"과거 직시하되 미래지향"

  • 오수현
  • 기사입력:2025.08.15 17:34:44
  • 최종수정:2025-08-15 18: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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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독립유공자 후손 등으로 구성된 국민대표 80인이 민트색 두루마기를 입고 이 대통령의 경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독립유공자 후손 등으로 구성된 국민대표 80인이 민트색 두루마기를 입고 이 대통령의 경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북한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 긴장 완화 조치에 '허망한 개꿈'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내놓고 있지만 남북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 관계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며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취임 이후 첫 대북 메시지를 내보냈다. 역대 대통령들도 임기 첫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새 정부의 대북·대일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해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존중한다며 북한의 불신을 완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윤석열 정부 때 남북이 완전히 단절됐다면서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는 "먼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 당장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며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주권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전단 살포 중단,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며 "앞으로도 실질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복원해나가겠다"고 했다.

9·19 합의는 남북이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서명한 것으로 △우발적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교전수칙 수립 △적대행위 전면 중지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서해 평화수역 조성 등을 담고 있다. 2023년 11월 북한의 전면 폐기 선언으로 합의가 무력화됐다.

한편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미래를 위한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서 사라졌던 '과거사' 언급은 부활했지만 전체적으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에 무게가 실렸다.

이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일본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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