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주요 추진법안 설명회'를 열고 "전 정부에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13건과 여야가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던 시급한 민생 공통공약 16건, 민주당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법안 11건 등 총 40건의 통과를 6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회기 중에 처리하지 못하는 법안이 있다면 7월 임시회에서 이어서 (처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의장은 구체적으로 △상법개정안 △양곡관리법 등 '농업 4법' △노란봉투법 △고교 무상교육 원상복구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인공지능(AI) 교과서를 '교과서 아닌 참고서'로 활용하게 하는 초중등교육법 △화물안전법 등을 언급했다. 특히 상법개정안과 관련된 우려에 대해 "이미 배임죄와 관련해 (법원에서) 경영상 판단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판례로 정립됐다)"며 "법사위원장만 선출된다면 상법을 7월 4일(6월 임시회) 내 처리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또 여야 공통 공약 추진 협의회를 재가동해 '여야 민생 공통 법안'인 관리비 내역 공개 의무화 골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납품 대금 연동 대상 확대하는 '하도급거래공정화법' 등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진 의장은 야당 시절에 추진했던 대통령·공공기관장 임기 연동제(공공기관운영법),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등도 계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가 뒤바뀌었다고 해서 우리 당이 야당이었을 때 추진했던 법안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진 의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재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방송법은 되도록 빨리 처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최대한 여야 합의를 거치는 것이 법안 집행에 중요하지만, (야당이) 정략적인 이유로 반대하면 그때는 강행 처리로 결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 의장은 집값 안정화를 위해 지난 정부에서 완화됐던 대출 규제를 정상화하고, 주택 공급 계획도 신속히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문재인 정부 말기에 부동산 대란이 일어나 발표했던 수많은 공급 계획이 (윤석열 정부에서) 전혀 챙겨지지 않았다"며 "과거 발표된 주택 공급 계획을 검토해 신속히 추진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추가 공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22일 "수도권에 신도시를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춘석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장(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신도시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한편 야당이 본회의를 위한 선결 과제로 내세운 상임위원회 협상은 공전을 거듭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이날 오찬 회동을 하며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은 야당에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되레 27일 본회의 개최가 합의되지 않는다면 공석인 4개 상임위원장 선임을 모두 강행 처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오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반드시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 합의 처리하면 가장 좋겠지만 본회의 개최가 쉬운 일은 아니다"며 "기획재정위원장은 국민의힘 내부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재위를 제외한 4개 위원장의 선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야당에서는 의회 내 견제와 균형을 위해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야당에 양보하는 안을 요구했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본회의 개최는 협력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오후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선했지만 국민의힘이 불참해 불발됐다. 민주당은 우 의장에게 27일 상임위원장·예결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와 30일 국무총리 인준을 위한 본회의를 각각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27일 본회의가 열리면 단독으로 공석인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에 나설 예정이다. 당 내부적으로 예결위원장에 3선인 한병도 의원, 법사위원장에 4선 이춘석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3선 김교흥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형민 기자 / 구정근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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