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후보는 2일 경청투어 이튿날을 맞아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전통시장과 상가를 누볐다. 전날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으나 이 후보는 연일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시장에서 만난 강원도민들이 "대법관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외쳤으나 이 후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사법 리스크에도 의연한 모습을 연출하며 대권 주자로서 안정감을 보여주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면 돌파를 택한 셈이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접경지 공약도 따로 발표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9·19 군사합의는 무력화됐고 남북 대화는 끊겼으며 국가 경제는 후퇴했다"면서 안보와 경제가 맞물려 있다고 강조했다. 접경지 공약도 남북 협력 재개에 초점을 맞췄다.
이 후보는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고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선, 대북·대남 방송을 상호 중단하고 소통 채널을 복원해 군사 충돌을 비롯한 남북관계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접경지 맞춤형 경제 정책도 꺼내들었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조정해 재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해제·조정되면 접경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후보는 시장 바닥을 누비며 민심을 청취했다. 인제 원통시장에선 "힘내라고 하는데 저는 힘을 내지 않아도 된다"며 "여러분이 힘을 내셔야 한다"고 지지층을 다독이기도 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향해선 친위 쿠데타 세력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는 "국민들이 민주주의·헌법 파괴 세력을 단죄하려는데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3년간 국정을 책임졌는데도 민생·경제·평화·안보가 무너졌다며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형사소송법 개정과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와 원내지도부가 하는 일이라며 선을 그은 것이다. 이 후보는 "저는 민생 현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투트랙 전략을 분명히 했다.
[철원·인제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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