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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포옹, ‘바다호랑이’[MK무비]

세월호 잠수사 고 김관홍 감동실화

  • 한현정
  • 기사입력:2025.06.25 08:00:00
  • 최종수정:2025.06.2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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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잠수사 고 김관홍 감동실화
영화 ‘바다호랑이’ 포스터
영화 ‘바다호랑이’ 포스터

당신은 결코 혼자 걷지 않으리

6월 17일. 2014년 4월,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든 사람, 구조되지 못한 생명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사람, 참사의 진실을 증언한 김관홍 잠수사의 9주기를 맞는 그날이다.

2025년 6월 16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몰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그를 기념한 영화 ‘바다호랑이’가 베일을 벗었다.

작품은 고 김관홍 잠수사·공우영 잠수사 등 세월호 민간 잠수사들에 대한 김탁환 작가의 르포 소설 ‘거짓말이다’(2016)를 원작으로 했고,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지훈 배우가 고 김관홍 잠수사를 모델로 한 나경수 잠수사 역을, 손성호 배우가 공우영 잠수사를 모델로 한 류창대 잠수사 역을 각각 맡았고, 신스틸러 박호산 배우가 오대령 역을 맡아 연기력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형식의 영화가 탄생했다.

2014년 봄, 침몰한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희생자들을 가족 품으로 데려온 민간 잠수사 나경수는 고통스러운 잠수병과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해경이 민간 잠수사 대표 류창대를 참사 현장에서 사고로 죽은 동료 잠수사에 대한 과실치사죄로 넘기며 재판의 증인으로 나서게 된 경수의 마음은 더욱 황폐해져 간다.

하지만 자신들을 이용한 후 폐기한 비정한 국가를 상대로 무죄를 증명하고 짓밟힌 존엄성을 되찾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재판, 경수는 기억하기 싫은 과거지만 거대한 배 안의 미로 같은 지옥을 홀로 헤매며 겪었던 고통을 털어놓는다.

그 고백이 스크린 위로 잔잔하고도 웅장하게, 슬프고도 용맹하게, 날카롭고도 깊게 펼쳐진다.

영화 ‘바다호랑이’ 스틸
영화 ‘바다호랑이’ 스틸

고 김관홍 잠수사는 세월호 수습이 더뎌지고 있다는 동료 잠수사 전화를 받고 생업까지 접은 채 맹골수도인 현장으로 내려갔다. 며칠간 식량도 없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지냈다. 잠수 안전 규정에 따르면, 10분 동안의 잠수에는 11시간 휴식이지만 사고 해역의 민간 잠수사들은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하루 3~4회의 잠수를 감행했다.

김 잠수사는 잠수 도중 호흡이 끊어져 3일간 입원을 했다가 퇴원 후 바로 다시 현장에 복귀해 구조에 박차를 가했다. 이렇게 약 3개월 간 민간 잠수사들이 292구의 시신을 수습했지만, 정부는 작업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이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국가가 구조 작업 중 발생한 민간 잠수사 사망 사건의 책임을 또 다른 민간 잠수사 공우영에게로 돌려 소송을 거는 모습을 보며, 김관홍 잠수사는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피해자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내려갔던 자신들의 진심이 퇴색되는 것을 느껴 매우 괴로워했다.

더불어 심한 정신적 트라우마와 잠수병 중 최악의 단계인 골괴사를 진단받아 다시는 바다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약해진 그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지만 동료 잠수사, 4·16연대 등 유가족들과 꾸준히 관계를 유지했다.

2016년, 질환으로 별세했다.

6월 25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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