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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개발 시대에 환경 그만 따져라”…트럼프, 로켓 발사 더 자유롭게 만든다

로켓 규제완화 행정명령 서명 우주업계서는 환영하지만 기후변화등 환경 재앙 우려도

  • 고재원
  • 기사입력:2025.08.15 14:08:11
  • 최종수정:2025-08-15 14: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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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규제완화 행정명령 서명
우주업계서는 환영하지만
기후변화등 환경 재앙 우려도
우주로 날아가고 있는 스페이스X의 팰컨9. [사진=스페이스X]
우주로 날아가고 있는 스페이스X의 팰컨9. [사진=스페이스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주 로켓 발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환경영향 평가를 없애거나 더 신속히 처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주 업계에서는 환호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환경보호론자들은 재앙이 엄습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1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트럼트 대통령이 미국 교통부에 로켓 발사 관련 규제 완화를 지시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환경과 인간 건강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고려하는 ‘국가환경정책법(NEPA)’과 주 정부가 해안선 이용 방식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연방법인 ‘해안지역 관리법’에 따른 규제를 완화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민간이 우주 개발을 이끄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 상업 우주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는 2023년 96회, 2024년 134회 로켓을 발사했다. 올해는 180회 발사를 목표 중이다. 스페이스X 외에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 등의 기업도 본격적인 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추후 로켓 발사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속도가 붙고 있는 우주 개발에 있어 로켓 발사 수가 느는 것은 필연적이다. 우주로 위성이나 달 기지를 짓기 위한 물자들을 로켓에 실어 쏠 수 밖에 없다.

현재 미국의 우주 기업들은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발사 허가를 받아야 한다. FAA는 발사 허가 절차의 일환으로 NEPA 검토를 실시한다. NEPA 검토는 연방기관이 발사 프로젝트의 환경적 또는 인체 건강 위험을 평가하는 틀이 된다. 이 과정에 약 5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 업계에서는 더 유연한 발사 일정 관리를 위해 이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로켓은 막대한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미국의 우주프로그램 연구기관인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로켓을 한 쏠 때 쓰는 연료는 비행기가 하루 종일 운항하면서 쓰는 연료의 양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X의 대표 로켓인 팰컨9은 1회 발사 때 등유를 110t가량 쓴다. 등유 1kg를 태우면 이산화탄소 3kg가 발생한다. 한번 발사에 약 330t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 것이다. 이는 보잉747 비행기 395대가 대서양을 비행할 때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 양과 같다.

이산화탄소 외에도 파라포름알데히드(PFA), 미세먼지, 기타 고독성 물질을 내뿜는다. 발사장 근처의 수로와 대기를 오염시킬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 발사 때 발생하는 진동이나 음파, 열은 주변 환경을 손상시키고 야생동물을 죽이기도 한다.

미국 생물다양성센터 소속 변호사인 재러드 마골리스 씨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우주 로켓 발사가 늘고 있지만 발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무시하고 있다”며 “이에 더해 이번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우주 로켓 발사 때 환경을 보호하는 몇 안되는 보호 장치를 우회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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