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들이 각자 요구사항을 반영한 개인 맞춤형 제품에 열광하며 다품종 소량 생산이 트렌드가 된 현 상황은 제조기업들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푸이통 탕 테라다인로보틱스 아시아·태평양 지역총괄은 "테라다인로보틱스는 AI가 지금처럼 주목받기 이전부터 이 같은 흐름을 정확히 읽고 이에 발맞춰왔다"며 "여기에 AI가 접목되며 기술이 한층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라다인은 세계적인 반도체 검사 장비 기업으로, 2010년대 초반 사업 다각화에 관심을 가지며 특히 로봇 분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에 2015년에는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에서 약 절반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협동로봇 전문기업 '유니버설로봇(UR)'을, 2018년에는 자율이동로봇 전문 기업 미르(MiR)를 인수했다. 이후 테라다인로보틱스는 양사를 통합 운영해 왔으며, 기술력을 결합한 일부 제품의 통합도 추진 중이다.
테라다인로보틱스의 AI 전략은 '협력'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자체 로봇 개발과 동시에 다양한 AI 기술기업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엔비디아와 개발해 지난해 공개한 'UR AI 액셀러레이터'는 협동로봇에서 고급 AI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포즈 추정, 추적, 물체 감지, 경로 계획, 이미지 분류, 품질 검사 등의 로봇 심화 기능을 구현한다. 고객사 엔지니어들은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자 필요한 앱을 직접 개발해 적용할 수 있다.
푸이통 탕 총괄은 "테라다인로보틱스의 로봇 컨트롤 시스템과 엔비디아의 AI 모듈을 접목해 개발했다"며 "AI가 물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최적의 작업 경로를 결정해 훨씬 정확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테라다인로보틱스의 강점인 '유연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푸이통 탕 총괄은 현재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AI 로봇 현장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그중 가장 관심이 큰 시장이 '한국'임을 강조했다. 현재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LG전자 공장 등 여러 대기업 제조 환경에서 쓰이고 있는 유니버설로봇에 AI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더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그는 "한국은 혁신적 사고를 지닌 국민이 많고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수용하는 시장"이라며 "여기에 저출산 문제까지 더해져 로봇이 빠르게 확산된 국가"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은 전 세계 로봇 도입률 1위 국가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1만명의 산업 종사자당 설치된 산업로봇의 수로 정의되는 '로봇 밀도' 지표에서 한국은 1012대(2023년 기준)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그 뒤를 싱가포르, 중국, 독일 등이 따르고 있다.
푸이통 탕 총괄은 "테라다인로보틱스가 한국 제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는 기여할 준비가 돼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한국 기업과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 스마트폰의 앱들은 지금의 것과 비교하면 매우 기본적인 수준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더 많은 스마트폰 앱이 발전해온 것처럼 로봇의 미래도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며 "더 많은 기술기업과 협력해 우리 플랫폼에서 다양한 앱이 개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안선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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