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방문한 애플 내구성 연구소 투어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지만, 애플 관계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사용하는 아이폰에는 아무런 커버도 없었다.
애플이 지난 6월 미국 쿠퍼티노 본사에서 개최한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찾은 언론사들에 '애플 내구성 연구소'를 공개했다. 애플은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내구성 테스트 현장을 공개했다. 첫 번째는 방수테스트다. IPX체임버라는 공간에서 전자제품에 물을 뿌리는 것에서 시작해 초대형 호스를 통해서 엄청난 수압을 견뎌내는 것까지 강도를 높이며 테스트를 거쳤다. 깊은 물 속에 빠지는 것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아이폰을 물 속에 오랫동안 담가놓기도 했다.
무작위 낙하 테스트도 흥미로웠다. 로봇 팔이 아이폰을 집어서 계산된 각도에 맞춰 떨어뜨린다. 아스팔트 바닥, 나무 바닥 등 추락하는 환경도 다르게 해서 테스트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내부 기판에 대한 압력 테스트였다. 추락에 따른 충격이 내부 기판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험하고 있었다.
진동 테스트도 이뤄지고 있었다. 제품이 운송 중 또는 실제 환경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진동과 충격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진동 테이블 위에서 아이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비전프로를 동시에 테스트했는데 미세한 진동에서는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는데 강도를 높이자 진동에 따른 소음이 귀에 들릴 정도로 높아졌다.
애플은 아이폰 배터리 교체 과정도 시연했다. 유럽연합(EU) 등 국가에서 배터리 교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면서 아이폰16부터 배터리 분리를 쉽게 하는 접착제를 도입했는데 이 과정을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연했다. 사각형인 스마트폰 배터리에 일회용 배터리를 연결하자 전류가 통하기 시작했다. 몇 분을 기다리자 접착제가 떨어지면서 스마트폰에서 배터리가 분리됐다. 내구성 연구소는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는 만큼 드라마틱한 시연은 없었다. 하지만 기존 아이폰보다 얇은 '슬림' 모델 출시를 앞둔 것이 내구성 연구소를 기자들에게 공개한 배경으로 보였다.
[쿠퍼티노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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