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발표한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인적분할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인적분할은 존 림 대표 제안으로 성사됐다. 5월 22일자 A1·4면 보도
그는 "그간 엄격하게 '파이어월(방화벽)'을 운영했음에도 일부 고객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동일한 실체로 보고 지속적으로 이해상충 우려를 제기해왔다"며 "고객사들이 수주계약을 논의하면서 '관련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삼성에피스홀딩스를 분리·신설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자회사로 옮기는 내용의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그룹 내 바이오 사업의 주축인 의약품 CDMO와 신약·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완전히 분리해 각 사업의 가치를 온전하게 평가받겠다는 의지에서였다. 앞서 동일한 이유로 노바티스가 바이오시밀러 사업부인 산도스를 분할한 전례도 있다.

주력인 CDMO 사업은 순항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 5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총 3조3550억원의 수주계약을 성사시켰다.
존 림 대표는 향후 시장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적응증 확대 등에 따른 기존 제품 수요 확대와 항체·약물접합체(ADC), 알츠하이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신규 제품의 수요가 더해져 대형 위탁생산(CMO)에 대한 시장 수요가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다수 제약사가 여전히 자체 생산공장 증설에 보수적인 만큼 산업 내 CDMO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산능력 '초격차'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에는 18만ℓ 규모의 5공장과 ADC 전용 생산시설이 나란히 가동을 시작했다. 5공장에 이어 제2바이오캠퍼스의 두 번째 퍼즐인 6공장도 내부적으로 설립 준비를 마치고 이사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를 완공해 총 132만4000ℓ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제3바이오캠퍼스 건립 계획도 조금씩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인천 송도 내 용지 확장을 위해 11공구 Ki17·18 필지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제3캠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포트폴리오 확장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 회사는 ADC, 다중항체 및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 유전자 치료제를 포함한 신기술 기반의 모달리티를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존 림 대표는 "기존 제1·2바이오캠퍼스에 제3캠퍼스가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서비스 확대에 발맞춰 추가된 신규 모달리티를 제3캠퍼스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은 AAV 분야에서는 현재 개발팀 및 전용 실험실 구축을 마치고 위탁개발(CDO) 사업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AAV 시장 특성상 전임상 및 임상1상 제품 비중이 높은 만큼 CDO에 우선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보스턴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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