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여경래가 다섯 살 어린 시절,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을 직접 목격했던 기억을 꺼냈다. 그날 외친 “아빠 죽었다”는 말은, 6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삶에 빈자리로 남아 있었다.
6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셰프 여경래가 아들 여민과 함께 아버지의 산소를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날의 여정은 단순한 방문이 아닌, 세대와 기억을 잇는 조용한 고백이었다.
여경래는 “5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며 “기억이 거의 없지만, 한 장인가 두 장 있는 사진이 전부”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그날, 엄마는 나와 함께 버스를 타고 있었고, 아버지는 채소를 들고 길을 건너오던 중 차에 부딪혔다”며 “나는 그 장면을 그대로 봤고, ‘엄마! 아빠 죽었다’고 외쳤다”고 회상했다.

그의 말 한마디에 스튜디오는 숙연해졌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를 갈라놓은 건 영화였다”고 말한 여경래는, 그날 가족이 함께 보려 했던 작은 즐거움이 평생의 상처로 남았다고 털어놨다.

아버지의 부재는 여경래의 인생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장인어른을 아버지처럼 모시고 싶었는데, 결혼을 앞두고 돌아가셨다”며 “작은아버지도 아버지처럼 의지하려 했는데,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끝내 그는 “아버지가 없는 지 62년이 됐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여경래는 자리를 지킨 적 없던 ‘아버지’의 의미를 자신이 된 후에도 계속 찾아 헤맸다. 아들 여민은 “제 아들이 지금 5살이다. 그 나이에 아버지를 잃었다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고, 그런 마음은 고스란히 스튜디오로 전해졌다.
빈자리를 품고 살아온 62년, 그리고 아들에게도 그 이야기를 전하게 된 지금. 여경래의 고백은 아버지란 이름의 무게와 그리움이 얼마나 깊고 오래 가는지를 보여줬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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