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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효과 2조원…어린이날 등 '월요 공휴일' 검토할 만 [사설]

  • 기사입력:2025.08.18 17:43:47
  • 최종수정:2025.08.18 17: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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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공휴일을 특정 날짜가 아닌 월요일로 옮기면 소비 진작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말과 이어지는 사흘 연휴가 보장되면 국내 여행과 여가 활동이 늘어나 내수 활성화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별도 예산 투입 없이 요일 조정만으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한국인사행정학회의 정부 위탁 연구에 따르면 월요일 공휴일 전환 시 하루 소비 지출액이 약 2조10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음식·숙박업 등 생산 유발액은 약 3조8000억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1조7000억원 규모다. 어린이날·현충일·한글날 등 세 공휴일을 월요일로 옮길 경우 연간 소비지출액은 6조원을 넘고 생산 유발액은 11조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 활성화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말과 공휴일이 연결된 '황금연휴'는 국내 여행 수요를 늘리고, 숙박·교통·문화 소비 또한 동반 상승한다. 근로자는 예측 가능한 연휴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고, 기업은 연차 보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삼일절·광복절처럼 역사적 상징성이 큰 국경일은 유지하되, 요일 변경이 가능한 휴일부터 시범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해외에서도 성공 사례가 있다. 일본은 2000년 성인의 날을 시작으로 네 개 휴일을 '해피 먼데이'로 지정했다. 그 결과 숙박·영화관·레저 시설 등에서 소비가 늘며 약 1조5000억엔의 경제 효과가 발생했다. 미국도 1971년 '월요일 공휴일법'을 시행해 현충일과 콜럼버스의 날 등을 월요일로 옮겼다. 이후 국립공원 이용객이 40% 급증하는 등 내수 성장에 기여했다.

물론 일부 산업 현장에서 연휴 증가로 생산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는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또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공휴일을 단순히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민간 기업의 '연휴 세일' 등 마케팅 강화와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정부는 내수 진작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조속히 사회적 협의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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