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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자신감 갖고 韓日협력 주도해야 [사설]

  • 기사입력:2025.08.15 16:52:05
  • 최종수정:2025.08.15 16: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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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광복 80주년 기념식에서 "일본은 경제 발전의 중요한 동반자"라며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취임 후 처음 맞은 광복절 연설에서 과거사와 경제를 분리하는 실용외교 노선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제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은 더욱 자신감을 갖고 한일 협력을 주도해야 한다.

광복 이후 80년간 한국은 '극일(克日)'을 목표로 산업·기술 발전에 매진했다. 그 결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일본을 넘어섰고, 문화 분야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 이제 단순한 추월을 넘어 한일 간 경제협력을 통해 동북아와 글로벌 경제 질서 속에서 새로운 상생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양국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지역 안보, 저출산·고령화 등 공통 과제에 직면해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북한·중국·러시아가 결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 역시 공통 기반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경제협력이 안보와 직결된다. 물론 한일 FTA 추진 시 일부 산업에서 무역적자 확대 우려가 존재한다. 그러나 보완책을 제대로 마련하면 공급망 안정과 기술 협력, 시장 확대라는 이익이 더 크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위안부와 강제 징용, 야스쿠니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등 민감한 현안은 분명 존재한다. 다만 국익을 위해 경제·안보 협력과 역사 문제를 분리해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일본 역시 과거를 직시하고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광복 80년을 맞아 친일·반일의 이분법 정치도 이젠 끝내야 한다.

오는 23~24일 이 대통령은 방미에 앞서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선(先)방일, 후(後)방미' 일정은 일본에 대한 우리 정부의 호의적 신호이자 셔틀외교 복원의 의지를 상징한다. 이제 한국은 일본과 대등한 경제·안보 파트너로서 협력을 주도할 위치에 있다. 정부는 광복 80주년을 한일 상생과 공동 번영의 전환점으로 만들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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