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측 관세협상 핵심 당사자 중 한 명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을 수행하는 동안 한국 당국자들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한국 당국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말한다. 이들은 워싱턴에서 러트닉과 협상하다 스코틀랜드까지 쫓아간 것으로 보인다. 현실의 국가 관계는 결코 만국 평등이 아니다. 관세협상을 위해 미국과 마주 앉는 대다수 나라들이 이런저런 굴욕을 경험하고 있다. 러트닉은 그러나 "운전석에 앉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며 그가 모든 카드를 쥐고 관세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혹할 조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아무리 부지런히 쫓아다녀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제시한 대미 투자 금액을 펜으로 그어 버리고 1000억달러 이상 더 높은 금액을 써 넣는 등 전횡에 가까운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그 와중에 주어진 협상 시한은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관세협상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달 들어 이 문제에 대해 공개 발언이 한 번도 없었고 대통령실에서 열린 통상대책회의를 주재한 적도 없다. 일종의 '전략적 거리 두기'로 보인다. 일각에선 시한 내 타결이 무산된 후에야 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설 것이라 전망하기도 한다. 쌀·소고기 시장 추가 개방이 불가피하다고 가정하면 이 대통령이 처음부터 이를 주도하는 모습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선택에는 기회와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한다. 지지층을 의식한 이 대통령 행보가 미국에서 볼 때는 절실함 결여로 인식될 수 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사이에는 아직 개인적 유대가 없고 미국 조야에는 이 대통령을 친중으로 보는 시선이 엄존한다. 정상 간 심리적 거리가 트럼프의 관세 보복을 더 쉽게 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정상회담과 별도로 이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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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제시한 대미 투자 금액을 펜으로 그어 버리고 1000억달러 이상 더 높은 금액을 써 넣는 등 전횡에 가까운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그 와중에 주어진 협상 시한은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관세협상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달 들어 이 문제에 대해 공개 발언이 한 번도 없었고 대통령실에서 열린 통상대책회의를 주재한 적도 없다. 일종의 '전략적 거리 두기'로 보인다. 일각에선 시한 내 타결이 무산된 후에야 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설 것이라 전망하기도 한다. 쌀·소고기 시장 추가 개방이 불가피하다고 가정하면 이 대통령이 처음부터 이를 주도하는 모습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선택에는 기회와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한다. 지지층을 의식한 이 대통령 행보가 미국에서 볼 때는 절실함 결여로 인식될 수 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사이에는 아직 개인적 유대가 없고 미국 조야에는 이 대통령을 친중으로 보는 시선이 엄존한다. 정상 간 심리적 거리가 트럼프의 관세 보복을 더 쉽게 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정상회담과 별도로 이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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