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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대놓고 밀어준다 다시 불붙은 탈중앙화 금융

美정책 수혜 기대…新디지털금융 이끌 코인은
탈중앙화 금융, 제도권 도입땐
투명하고 효율적인 거래 가능
미국 정부차원에서 육성 추진
탈중앙 거래소 1위 '유니스왑'
일주일새 두자릿수 올라 눈길
에이브·온도파이낸스 등 꿈틀

  • 김용영
  • 기사입력:2025.08.15 15:22:12
  • 최종수정:2025-08-15 1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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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2막이 시작되면서 관련 코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코인 시장은 8월 들어 비트코인이 1억6000만원을, 이더리움이 600만원을 넘기는 등 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상반기 조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 폐지,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자산화 등을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가상자산 정책 1막이라고 부른다. 이어 백악관의 디지털 자산 보고서 발표,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프로젝트 크립토 출범 등이 7월 말부터 시작되면서 탈중앙화 금융에 기반한 새로운 디지털 금융의 육성을 표방하면서 정책 2막이 본격화됐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함께 수혜 코인 발굴에 한창이다. 정책 1막의 수혜는 트럼프 행정부와 긴말한 관계를 가진 코인에 집중됐다. 가상자산 전략 자산화에 언급된 XRP, ADA 등이 상반기 중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막은 조금 다르다. 탈중앙화 금융 관련 코인이 수혜주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가상자산, 산업화 열차에 올라타다

올해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상반기까지 진행된 정책 1기에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 자산 지정과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 취소, 소송 취하 등이 진행됐다. 이를 통해 가상자산에 드리워진 불신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친가상자산 정책 2기의 중점은 가상자산의 본격적인 제도권 편입과 탈중앙화 금융, 스테이블코인으로 표방되는 새로운 디지털 금융의 육성이다. 탈중앙화 금융과 탈중앙화 거래소(DEX)는 미국 정부 차원의 입장으로는 백악관에서 공개한 디지털 자산 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2022년 바이든 정부에서 행해진 디지털 자산 리더십 확보 방안에서는 탈중앙화 금융 없이 스테이블코인만 논의됐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탈중앙화 금융을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제도권 편입까지 추진할 계획임이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는 평가다.

SEC의 프로젝트 크립토는 여기에 한술 더 떠 전통 금융의 온체인화를 공공연하게 거론하고 있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프로젝트 크립토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미국 금융 시장을 온체인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증권 규칙과 규정을 현대화하는 위원회 차원의 이니셔티브"라고 밝혔다. 이는 은행, 증권거래소, 자산운용사 등 단일 주체에 의해 제공되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탈중앙화 네트워크에 올려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실물자산토큰화(RWA)나 토큰 증권(STO) 등을 들 수 있다. 마치 로빈후드와 같은 단일 앱에서 블록체인 기술로 토큰화된 미국 주식과 가상화폐, 그리고 다양한 채권 상품 등을 한번에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새롭게 수립된 트럼프 친가상자산 정책 2기로 수혜를 받을 가상자산은 탈중앙화 금융 코인들이다. 이 중 디지털 자산 보고서에서 거론한 DEX를 가장 먼저 들 수 있다. 첫 번째로 꼽히는 유니스왑은 이더리움의 창립자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처음 생각해낸 자동화된 시장 조성(AMM) 알고리즘을 최초로 적용한 탈중앙화 거래소다. AMM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지난 7월 기준 3000억달러를 넘긴 DEX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3위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12위인 하이퍼리퀴드는 2023년 처음 출시된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다. 지난해 11월 HYPE 코인을 발행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사실상 금지돼 있지만 바이낸스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주력 서비스 중 하나인 무기한 선물 거래에서 탈중앙화 거래소 중 8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탈중앙화 금융에서 가장 기본적 서비스인 탈중앙화 대출도 새로운 디지털 금융의 활성화 추진 시 수혜가 예상된다. 대표적인 코인은 에이브(AAVE)다. 콤파운드와 함께 탈중앙화 대출을 양분하는 프로젝트로 가상자산 시가총액 30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전통 금융의 온체인화를 지원하는 STO 솔루션인 온도파이낸스도 장기적인 수혜가 전망된다. 탈중앙화 금융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특히 증권 토큰화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미국 국채를 토큰화해 XRP를 비롯한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37위다.



퇴직연금, 탈중앙화 금융의 새로운 연료

정책 2기가 본격화되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몇몇에만 국한됐던 가상자산 투자가 보다 폭넓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전통 금융권에 한 차례 노출된 가상자산은 탈중앙화 금융을 등에 업고 여러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지니어스 액트 등으로 법률적·제도적 기반이 조성된 스테이블코인은 탈중앙화 금융에서 기축통화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디지털 금융의 저변을 넓히는 데 주축을 담당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이달 초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401k 퇴직연금 대체투자 허용 행정명령은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 확대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정책 2기가 지향하는 새로운 디지털 금융의 진흥이 성공을 거두려면 새로운 투자자금 유입이 필수적이다. 현재 미국의 다수 기관투자자는 ETF를 통해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지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일부에 불과하다.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자금이 가상자산 전반에 걸쳐 새로 유입돼야 탈중앙화 금융 등 새로운 산업의 발전에 밑거름이 된다.

이번 행정명령은 9조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서 가상자산에 일부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주식, 채권에 더해 가상자산, 부동산 등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빗장을 걷어낸 조치다. 업계에서는 이 중 최근 관심이 높아진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체투자임을 감안해 최대 5% 비중으로 투자할 경우 4500억달러의 신규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투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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