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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불장이라는 강남 옆세권 ‘과천’

서울보다 집값 상승률 높은 그곳

  • 정다운
  • 기사입력:2025.04.08 21:00:00
  • 최종수정:2025-04-08 13: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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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다 집값 상승률 높은 그곳
경기 과천 부림동 주공7-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은 지난 3월 전용 84㎡ 3채가 각각 20억~2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주공1단지 재건축)’도 같은 달 전용 84㎡가 24억1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윤관식 기자)
경기 과천 부림동 주공7-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은 지난 3월 전용 84㎡ 3채가 각각 20억~2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주공1단지 재건축)’도 같은 달 전용 84㎡가 24억1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윤관식 기자)

경기 과천시 아파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2년간 서울보다 집값 상승률이 높았고 실거래 가격이 24억원을 넘긴 ‘국평(국민평형·전용 84㎡)’ 아파트가 등장했고 지난 2월 국평 기준 경기도 최고가 아파트 1~3위 모두 과천에서 나왔다. 올 들어서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풍선효과까지 나타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시 아파트 매매 실거래지수는 2023년 1월~2024년 12월 2년간 38.4% 올랐다. 이 기간 전국 1위 상승률이다. 전국에서 집값이 두 번째로 많이 오른 서울 송파구(24.15%)를 큰 격차로 앞선다. 과천시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지수는 2023년 한 해 동안 18.03% 상승하며 전국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24년 한 해 동안에도 17.23% 뛰며 2년 연속 전국 상승률 1위를 유지했다. 구도심인 별양동, 중앙동 위주로 서울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별양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과거 아파트값이 폭등했다고 하는 2020~2021년에도 최근 2년보다는 적게 올랐다”며 “집주인들은 아랑곳 않고 호가를 계속 높이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올 들어서도 과천 아파트값 상승세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과천시 아파트 매매 가격은 한 주 전보다 0.55% 올랐다. 서울 포함 수도권 전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토허제 확대 지정 여파를 맞은 강남구 아파트값 상승률이 0.83%에서 0.36%로 축소되고, 송파구는 0.79%에서 -0.03%로 하락 전환한 것과 비교하면 과천 아파트값 상승률이 유독 높았다. 이 기간 서초구와 용산구 상승률도 각각 0.28%, 0.018%에 그쳤고 한강벨트인 마포구(0.21%), 성동구(0.35%), 광진구(0.15%), 강동구(0.14%) 중에도 상승률이 과천보다 높은 곳이 없다.

전반적인 상승세와 함께 신고가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내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 톱3가 모두 과천에서 나왔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용 84㎡ 기준 경기도 내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는 과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2020년 입주)’이다. 이 아파트 전용 84㎡(E1-1타입)는 2월 23억8000만원(10층)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이후 지난 3월에는 같은 단지 전용 84㎡(B1타입)가 24억1500만원(6층)에 팔려 한 달 만에 3500만원 더 오른 가격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지어진 과천푸르지오써밋은 4호선 과천역 역세권에 위치해 과천에서도 대장 단지로 통한다.

경기도 집값 2위는 과천 원문동 ‘과천위버필드(2021년 1월 입주)’가 차지했다. 지난 2월 전용 84㎡가 22억8500만원(17층)에 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3월 같은 층 아파트가 19억원에도 팔렸던 것을 고려하면 1년도 안 돼 시세가 3억8500만원 올랐다. 지난 3월에는 이 아파트 전용 84㎡ 2채가 22억5000만원에 연달아 팔렸는데, 이후 23억~24억원에 매물 호가가 형성돼 있다.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초역세권인 이 아파트 근처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지날 예정이라 관심 단지로 통한다.

3위도 과천에서 나왔다. 별양동 ‘과천자이(2022년 3월 입주)’다. 과천주공6단지를 재건축한 이 단지에서는 지난 2월 전용 84㎡가 22억5000만원(24층)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 가격은 지난해 11월 계약서를 쓴 19억4000만원(6층)짜리 아파트다. 전 거래 대비 3억1000만원 오른 금액에 계약서를 썼다. 순위권에 안착한 과천 소재 단지 모두 매매가가 상승한 셈이다.

집값 순위권 아파트가 아니어도 단지 내 신고가를 경신하는 곳이 많았다. ‘과천주공5단지’에서는 전용 124㎡가 지난 3월 5일 27억원(11층)에 실거래됐다. 2월 거래 가격(24억5000만원)보다 2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올 1월 21억8000만원(8층)에 손바뀜했던 전용 103㎡는 3월 들어 24억8500만원(10층)에 주인을 찾았다. 이외에 2007년 입주한 ‘래미안에코팰리스’ 전용 84㎡는 2월 12일 16억9000만원(9층)에 거래된 지 한 달여 만인 3월 11일 18억6000만원(10층)에 팔리더니, 일주일 만인 3월 17일에는 19억6700만원(13층)에 사고팔렸다.

중앙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과천 부동산은 그야말로 ‘불장’ ”이라며 “신고가에 계약서를 쓰고 나면 며칠 뒤 기록이 경신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들려준다.

2년간 집값 38% 뛰며 전국 1위

3기 재건축 순항·위례과천선 예정

과천은 관악산과 청계산으로 둘러싸인 입지에 강남 접근성이 좋아 원래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었다. 지역번호 ‘02’를 사용하는 몇 안 되는 경기 지역으로 사실상 서울 생활권에 속하는 입지다.

다만 과거에는 2008년 준공한 래미안슈르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신축 아파트를 찾기 어려웠는데 2020년 이후에는 과천푸르지오써밋을 필두로 과천위버필드, 과천자이 등이 잇따라 준공했다. 2023년부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때 과천 집값 역시 주춤했지만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주거 환경이 뛰어난 과천 입지가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다.

과천주공 재건축 사업 기대감 또한 과천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다.

올 1월엔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과천주공8·9단지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고 과천주공4단지를 1445가구 규모로 신축하는 ‘프레스티어자이’는 3.3㎡당 평균 6276만원이라는 높은 일반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정당 계약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계약을 100% 마쳤다. 지난해 5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인 과천주공5단지는 최고 35층, 8개동, 1242가구 규모의 ‘써밋마에스트로’를 신축하는 사업으로 2029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천 ‘3기 재건축’ 단지 가운데 사업 속도는 가장 느리지만 1179가구로 탈바꿈할 ‘래미안원마제스티(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도 있다. 이런 식으로 남은 재건축이 모두 완료되면 과천은 1만8300가구 규모 브랜드 아파트 타운으로 탈바꿈한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고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까지 맞물리며 과천 아파트값은 지난해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올 3월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 단지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된 이후에는 일부 매매 수요가 과천으로 돌아서는 ‘풍선효과’까지 누렸다.

과천 부동산은 교통·개발 호재도 여럿 앞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여지도 있다.

광역교통개선 사업으로 추진되는 과천~이수 복합터널 개설 공사는 올 10월 첫 삽을 뜬다. 과천 남태령에서 서울 동작구 일대 5.61㎞, 왕복 4차로로, 공사가 끝나면 사당과 남부터미널 인근 정체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서쪽으로 정부과천청사, 동쪽으로는 송파구 법조타운과 위례신도시를 연결하고 북쪽으로 강남구 개포동, 압구정동까지 잇는 위례과천선은 노선 조정 단계다. 연내 제3자 제안 공고(우선협상대상자 선정)를 거쳐 오는 2031년 개통 예정이다. GTX C노선의 경우 공사가 완료되면 과천에서 서울 삼성역까지 7분대에 주파 가능하다.

다만 이런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정부가 과천을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으로 묶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언제까지고 상승세가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는 지역은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정해 대출 규제를 강화할 수 있어서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과천이 규제 지역으로 묶일 경우 최근 급등한 집값을 일부 반납할 수 있다”면서도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설 경우 최근 급등한 상승분을 일부 반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4호 (2025.04.09~2025.04.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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