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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미사일’ 난사에도…정치권은 “너희 탓이야” 공방만

정부 관세대응 총력전 한덕수 “모든 역량 쏟아붓자” 피해업종 범정부 대책 지시 對美 협상체제 속도전 돌입 발효前 관세율 인하에 총력 경제부총리 주재 ‘F4 회의’ 금융시장 즉각대응 체제로 이 와중에 여야는 “네 탓”

  • 안정훈,곽은산,최희석,홍혜진
  • 기사입력:2025.04.03 21:41:23
  • 최종수정:2025.04.03 21: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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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세대응 총력전

한덕수 “모든 역량 쏟아붓자”
피해업종 범정부 대책 지시
對美 협상체제 속도전 돌입
발효前 관세율 인하에 총력
경제부총리 주재 ‘F4 회의’
금융시장 즉각대응 체제로
이 와중에 여야는 “네 탓”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왼쪽 가운데)가 3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안보전략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왼쪽 가운데)가 3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안보전략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한국에 26%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정부가 즉각 릴레이 대책회의를 열고 범정부 차원의 내용 분석 및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장 예상보다 높은 관세율이 공개되자 정부는 초비상이 걸렸다. 일단 자동차 등 핵심 산업 지원책 마련과 대미 협상 준비에 총력전을 펴는 모양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직후인 3일 오전 7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안보전략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내용을 보고받았다. 회의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의 안덕근 장관과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 권한대행은 “글로벌 관세전쟁이 현실로 다가온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통상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며 “자동차 등 미 정부의 관세 부과로 영향을 받을 업종과 기업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도 범정부 차원에서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주요 기업 관계자들까지 참석한 TF 회의를 다시 개최하고 업종별 영향과 정부에 대한 건의를 접수했다. 한 권한대행은 “즉시 통상교섭본부장 방미를 추진하는 등 각급에서 긴밀한 대미 협의를 추진하겠다”며 “업종별 릴레이 간담회 등 민관 소통을 통해 정부와 민간이 원 팀으로 조율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어 “향후 재편될 통상 질서에 맞춰 우리 산업·경제 구조를 전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며 “단기적으로는 대미 수출 감소,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 공동화·산업 생태계 훼손 등이 우려되는 만큼 조속히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또 최 부총리 주재로 거시경제 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개최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최 부총리는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국내 금융·외환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가용한 모든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통한 자동차 등 업종별 지원책, 조선사 선수금환급보증(RG) 확대 등 세부 지원 방안의 순차 발표도 예고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조속한 추가경정예산 논의도 재차 요청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정부 측과 당정 협의를 하고 일단 3조원 규모의 ‘산불 추경’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애초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안 장관 주재로 열린 별도 회의에선 대미 협상을 놓고 자동차·철강 등 주요 업계와 공동 대응 전략이 논의됐다.

정부는 한국에 대한 관세를 발효하는 오는 9일(현지시간)까지 미국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관세율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날부터 관세가 발효된 자동차 산업에 대해선 다음주 내로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만간 발표할 지원 방안에서는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전·후방 사업에 대한 지원책도 나올 예정이다.

다만 통상당국은 보복관세 등 맞대응에는 신중한 상태다. 이날 안 장관도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대응 수위를 낮췄다.

통상당국은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가 우리에게만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국가별 상호관세에 기존 세율을 더하면 한국 관세율이 경쟁국인 일본, 대만, 중국보다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없는 국가들은 기존 최혜국 대우 관세율에 상호관세를 더하기 때문에 우리가 특별히 더 불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도 “상황이 굉장히 엄중하다는 인식은 하고 있고 미국과 대화를 통해 이를 잘 풀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도 미국의 상호관세로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미국의 조치가 알려지자마자 6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이들을 위한 대출 규모를 늘리고 금리 혜택도 준다는 계획이다.

이날 여야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해 서로에 책임을 돌리며 공방전을 벌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월 21일 안 장관이 미국 에너지 장관과 면담하던 날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며 “민주당의 권력욕이 통상 대응 골든타임을 불태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가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며 탄핵 인용 후 새 정부가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지금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는 중차대한 통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가장 확실한 대책은 윤석열이라는 불확실성을 즉각 제거하고 내란 정부가 아닌 정상 정부가 미국과 협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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