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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잘 키우려면…엄마 마음 먼저 돌보세요

  • 송경은
  • 기사입력:2025.08.15 15:56:49
  • 최종수정:2025-08-15 19: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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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어떤 아이든 내면에는 부모의 흔적이 새겨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부모들에게는 더 큰 책임감과 부담감이 따른다. 특히 아이와 가장 가까이서 상호작용하는 엄마는 아이의 거울과도 같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도 엄마가 슬퍼하면 그 감정을 고스란히 자기 것으로 투영해 울곤 한다. 안타까운 것은 '잘 키우고 싶다'는 엄마의 간절함이 꼭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초점이 아이를 향하면서 엄마들은 정작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결국 내면이 불안정한 엄마의 아이는 똑같이 불안정한 내면을 갖게 된다. 이런 흔적은 어린 시절 아주 깊게 새겨져 평생을 따라다니게 된다.



위험한 엄마 셰릴 치글러 지음, 문가람 옮김, 글항아리 펴냄, 2만2000원
위험한 엄마 셰릴 치글러 지음, 문가람 옮김, 글항아리 펴냄, 2만2000원


신간 '위험한 엄마'와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불안이 되지 않게'는 이런 엄마들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엄마가 아이와 건강한 상호작용의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위험한 엄마'의 저자 셰릴 치글러는 미국 덴버에서 아동·가족 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20년 넘게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1만회 이상 상담을 진행한 심리학자이자 가족 상담가다. 특히 엄마들의 심리적 소진과 불안, 우울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뤄왔다. 책에서는 서로 다른 유형의 번아웃된 엄마들 사례 10가지를 생생하게 전하면서 이런 엄마들이 아이에게 왜 위험한지 보여준다.



사진설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배당한 엄마가 대표적이다. 요즘 육아하는 엄마들의 일상은 SNS가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마들은 SNS에서 유용한 육아 정보를 공유하거나 '좋아요'를 눌러주며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지만,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다른 엄마와 비교한다. SNS 전시를 위한, 완벽해 보이는 일상을 만들려 하면 할수록 SNS는 공감과 위로의 공간이 아닌 일상적인 불안을 야기하는 공간이 되고 만다. SNS를 보다 소외감 같은 복잡한 감정에 휘말리면 눈앞의 아이에게 짜증을 내거나 당장 해야 할 일을 제쳐둘 수 있다. 치글러는 아이들을 위해 가정 안에는 디지털 기기로부터 자유로운 시간과 공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너무 사적인 이야기는 온라인에 기록으로 남기지 말고, SNS 안에 있는 사람들 대신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관심을 보이려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불안이 되지 않게 애슐리 그래버 외 지음, 정윤희 옮김, 부키 펴냄,1만8800원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불안이 되지 않게 애슐리 그래버 외 지음, 정윤희 옮김, 부키 펴냄,1만8800원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불안이 되지 않게'를 쓴 애슐리 그래버와 마리아 에번스 역시 오랜 경력을 가진 아동·가족 심리치료사이자 부모 코치다. 이들은 책에서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적으로 아이를 대할 때 적용 가능한 '세이퍼(SAFER) 양육 철학'을 소개한다. 세이퍼 양육은 △차분한 태도 유지하기(Set the Tone) △감정에 공감하되 행동은 가르치기(Allow Feelings to Guide Behaviors)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기(Form Identity) △아이의 마음이 열리는 언어로 대화하기(Engage Like a Pro) △감정 조절의 롤모델이 되어주기(Role Model) 등 다섯 가지 원칙으로 구성돼 있다.

일례로 '아이의 마음이 열리는 언어로 대화하기'는 아이가 어떤 이야기라도 거리낌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안전한 부모'가 될 수 있는 방법이다. 만약 딸이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마약 얘기를 들었다는 이야기를 꺼낸다면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 나오는 그레이스의 엄마는 딸이 가능한 한 더 많은 이야기를 하도록 도왔다. 일단 말문을 열었을 때는 공감과 경청을 하고 나중에 아이에게 차근차근 설명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책은 민감한 주제를 놓고 아이와 대화할 때 열린 대화를 방해하는 '불통 부모'의 유형을 소개하면서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조심스럽게 다가가 아이를 존중하는 자세로 아이가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게 해주라고 조언한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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