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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레르·괴테 문학, 피아노 연주에 도움"

롱티보 콩쿠르 우승 김세현, 국내 첫 언론 간담회
美하버드대서 영문학 전공
"음악으로 채우는 삶 감사"

  • 정주원
  • 기사입력:2025.06.26 17:53:16
  • 최종수정:2025-06-26 20: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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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세현이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내 언론과 첫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크레디아
피아니스트 김세현이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내 언론과 첫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크레디아
지난 3월 프랑스 롱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1등은 물론 청중상, 평론가상 등을 휩쓴 피아니스트 김세현(18).

그에겐 하버드대의 인문학도라는 또 다른 면모가 있다. 대학 2학년에 올라가면 전공을 정하게 되는데, 1학년 때부터 이미 영문학으로 마음을 굳혔다. 최근 읽었거나 영감을 받은 작품을 묻자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의 시 '여행',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 등이 줄줄이 나온다. 바빠진 연주 일정 때문에 휴학 중이라지만 앞으로 자는 시간과 맞바꿀지언정 학업과 연주 둘 중 하나라도 놓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그는 "영문학 공부가 피아노에 도움이 된다"며 "글과 음악은 결국 예술가의 아이디어에 생명을 부여하는 표현 수단이고 본질은 같다"고 했다. 즐겨듣는 다른 음악을 물었더니 "클래식 외에 듣는 음악은 거의 없다"면서도 김광석, 이문세 등 우리나라 대중가수의 이름이 나왔다. 분명 골방에서 피아노만 치는 외골수 유형의 연주자는 아닌 듯했다.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변화에 대해 그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음악가로서 발전하는 데 큰 동기부여가 됐다. 연주 기회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발전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인 워너클래식과 계약했다. 내년 봄 발매를 목표로 데뷔 음반을 준비 중이다. 오는 7월 14일 파리 에펠탑 앞에서 프랑스 혁명기념일 독주회, 같은 달 23일 유럽 최대 규모 피아노 축제 중 하나인 라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 출연도 앞뒀다. 한국에선 오는 8월 5일 부산콘서트홀, 8월 8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등에서 관객과 만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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