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프레소-158]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주의: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간은 자기 공동체 속 특정 구성원이 왜 돌출 행동을 벌이는지 궁금해한다. 종종 그 동기를 알아내는 건 공동체 차원의 과제가 되는데, 그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가 유발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왜 그런지 이유를 들어보려 해도 당사자가 말하길 회피하면 노력은 수포가 되고 만다.
‘아이 캔 스피크’(2017)는 우리가 특정 구성원의 속사정을 듣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관한 이야기다. 이 영화 속에서 ‘도깨비 할머니’로 불리는 옥분(나문희)은 20년간 구청에 민원을 8000건이나 제기한 악성 민원인이다. 하루평균 한 건 넘는 민원을 넣은 것이다.
이건 구청의 행정력을 낭비하게 되는 원인이지만, 누구도 옥분이 왜 이런 일을 벌이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런 거 하라고 월급 주는 것”이라며 공무원이 듣기엔 거북한 발언을 하는 까닭에 다들 피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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