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마추어’는 현장 경험이 전무한 CIA 암호 해독가가 살해된 아내의 복수를 위해 탁월한 두뇌와 기술로 거대한 테러 집단에 맞서는 지능적 스파이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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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두뇌를 지닌 CIA 암호 해독가 ‘찰리 헬러’(라미 말렉)는 사랑하는 아내 ‘세라’(레이첼 브로스나한)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런던으로 출장을 갔던 아내가 테러 조직에 의해 살해당하게 된다. 진상 조사를 거부하는 상관들과 침묵하는 CIA 조직 안에서 찰리 헬러는 직접 복수를 꿈꾸게 되고, 평범했던 삶은 산산조각 난다. CIA 교육관 ‘헨더슨’(로렌스 피시번)에게 특수 훈련을 받지만, 총 한 발 제대로 쏘지 못하는 찰리를 모두 ‘아마추어’라고 여기고, 결국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수에 나선다.

영화는 기존의 스파이 스릴러 장르와 달리 컴퓨터와 IT 기술에 능통한, 초반엔 다소 너드처럼 보이는 정보과 직원이 주인공이다. 단순한 격투나 총격전으로 가득한 기존의 스파이 장르 대신, 높은 지능과 분석력을 갖춘 주인공 캐릭터를 통해 치밀하게 설계된 복수전을 보는 재미가 있다. 2019년 ‘보헤미안 랩소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단숨에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라미 말렉이 ‘아마추어’에서 살해된 아내의 복수를 꿈꾸는 CIA 암호 해독가로 변신, 지금까지 보여준 이미지와 180도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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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의 샌님처럼 보이던 그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CCTV와 카메라 해킹, 암호 해독과 폭파 기술을 통해 서늘한 반전을 선보일 때의 모션과 표정 변화가 압권이다. 조직이 숨긴 범죄를 찾아내고, 아내가 살해되고 복수에 나서는 초중반이 스피디하고 복잡한 얼개로 흘러가는 데 비해 다소 직선적으로 흐르는 후반의 구멍을 막아내는 것 또한 그의 연기력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로 얼굴을 알린 배우 레이첼 브로스나한이 주인공 찰리를 각성시키게 만드는 아내 세라 역을 맡아 찰리가 펼치는 복수전의 동인을 이해시킨다.

영화 ‘매트릭스’, ‘존 윅’ 시리즈로 유명하며 1997년,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에미상을 수상하며 탄탄한 내공을 입증한 로렌스 피시번이 찰리 헬러의 교육을 맡는 CIA 소속 베테랑 요원 교육관 헨더슨 역을 맡아 무게감을 더한다. 영국의 인기 SF 드라마 ‘닥터 후’를 비롯해 틀을 깨는 기이하고 과감한 이야기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은 ‘블랙 미러’ 등 뛰어난 작품성을 자랑하는 다양한 작품에 연출로 참여한 제임스 하위스가 감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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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첩보물의 전형성을 파괴하는 지적이고 세련된 액션 영화로, 복수를 위해 살인하는 행위의 후유증 등 진지한 면도 담아냈다. 거대한 테러 집단 추적기를 사실감 있게 그리기 위해 런던부터 파리, 마르세유, 이스탄불 등 전 세계 여러 도시의 장대한 스케일을 담았다. 다만 MCU의 다크 히어로 퍼니셔 존 번탈이 CIA 소속 요원으로 변신했지만 이후에도 등장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 점, CIA 스승과 주인공의 마지막 재회 신은 약간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선사한다. 컴퓨터 앞 뇌섹남이 자신만의 복수를 펼쳐가는 과정이 스펙타클하다. 러닝타임 122분.

[글 최재민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7호(25.04.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