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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도쿄에 졌다니 …

中관광객 숙소 평점 4.31 그쳐
서울 낙후된 시설·위생 불만
혹평에 여행업계 위기감 커져
"시설 개선·맞춤 서비스 필요"

  • 신익수
  • 기사입력:2025.02.16 16:09:07
  • 최종수정:2025.02.16 1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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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철옹성 '서울'까지 무너질 위기다. 중국인들마저 서울의 숙박시설이 도쿄보다 못하다며 외면하는 분위기다. 그야말로 벼랑 끝이다. 야놀자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중국인 관광객 리뷰 평가를 통한 서울·도쿄 숙박 경험 차이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트립닷컴 숙박 후기를 통해 서울 숙소의 평균 평점을 4.31점으로 매겼다. 반면 경쟁국 일본 도쿄에 대해서는 평점 4.48점을 줬다. 서울이 도쿄보다 0.17점 낮은 수준이다.

이것만 해도 자존심(?)을 구기는데, 등급별로는 더 심각해 보인다.

서울의 3등급 숙소는 도쿄의 2등급 이하 숙소와 맞먹는 평점이다. 특히 비즈니스급으로 통하는 서울의 4등급 숙소는 도쿄의 3등급 숙소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 나라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최고 등급 5등급 숙소는 도쿄의 4등급 숙소와 비슷한 점수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서울 숙소가 도쿄의 한 등급 아래와 유사한 평가를 받은 셈이다.

물론 중국인 유커들의 평가라고 지나갈 순 있다. 하지만 여행 전문가들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인들은 인바운드 관광에서 가장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시가총액으로 빗대어 표현하자면 코스피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떠올리면 된다. 그만큼 이들의 평가는 인바운드 관광 숫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금 더 뜯어보자. 서울 숙박시설에서 가장 많은 부정적인 후기가 나온 분야는 어디일까. '시설' '서비스' '위생' 부문이다. 특히 시설 부문에 불만이 집중된다. 온도 조절 불편, 고장 난 설비, 좁은 방 크기 등이 불편한 요소로 꼽힌다. 시설이 낙후됐다는 의미다.

서비스 부문도 불만 일색이다. 가장 불편한 요소로 꼽은 건 소통이다. 캐리어 보관 서비스 부재, 프런트 직원 부재가 주요 불만 사항으로 등장하고 있다. 위생 부문도 심각하다. 깨끗하지 않은 침구와 청소 상태에 대한 불만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안예진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서울 숙박시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히 시설 개선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고객 중심 설계와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래야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인바운드 목표치를 1800만명대 후반으로 잡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2000만명으로 조금 높여 잡고 있다. 관광 전문가들은 인바운드 시장에서 핵심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등을 돌린다면 목표치 달성은 고사하고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쥘 수밖에 없다고 꼬집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누적 방한 관광객은 1637만명으로 집계됐다. 방한 관광객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46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322만명), 대만(147만명), 미국(132만명) 등 순이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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