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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새내기 부부는 왜 신혼여행을 탄자니아로 가려 했을까 [여책저책]

  • 장주영
  • 기사입력:2025.01.25 00:01:05
  • 최종수정:2025.01.25 00: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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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든 ‘길’은 있습니다. 그 길이 평탄하든, 오름 나름이 있든 걷고 또 걷다 보면 소기의 목적도 달성할 수 있을테죠. 물론 막다른 골목을 마주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때는 잠시 쉬어가거나 돌아 나오면 됩니다.

사진 = 도서출판 구텐베르크
사진 = 도서출판 구텐베르크

여책저책은 남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는 길을 나선 결혼 새내기와 은퇴 후 전 세계 산을 오르며 깨우침을 얻고 있다는 이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만의 한계에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탄자니아로 신혼여행을 갑니다
이효림 | 도서출판 구텐베르크
사진 = 도서출판 구텐베르크
사진 = 도서출판 구텐베르크

신혼여행 준비를 하는 예비부부들은 휴양이냐, 관광이냐를 두고 고민한다. 결혼 준비하면서 고생한 만큼 쉬어야겠다면 휴양, ‘평생 이런 기회는 없을거야’라며 그동안 못 가봤던 곳 가보자는 뜻이라면 관광 위주의 코스를 짜기 마련이다. 그런데 ‘탄자니아로 신혼여행을 갑니다’의 저자 이효림은 엉뚱한 상상을 현실로 옮겼다. 그가 선택한 목적지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전 세계 수많은 나라 중 낭만보다는 삭막에 가까운 그곳을 신혼여행지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책 속에서 조금이나마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씨는 “나는 익숙한 곳을 여행하지 않는다. 특히 지하철이 있는 도시, 외국인에게 친절한 곳은 되도록 피한다. 익숙한 공간에서는 하던 생각만 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동네 한 바퀴를 걸으며 길거리 음식도 사 먹고, 현지에서 만난 친구와 이야기를 하며 예상 밖의 하루를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돈을 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여행이 아니라, 오로지 나만이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을 만들고 오는 것”이라고 자신의 여행법을 설명했다.

사진 = 도서출판 구텐베르크
사진 = 도서출판 구텐베르크

이런 성향은 그대로 신혼여행지 선택에서도 반영됐다. 목표는 간단했다. 야생 동물도 보고 바다도 가자는 것. 일상에서 최대한 멀어지고 싶어서. 다정한 사람과 함께 나눌 이야기들을 쌓아가고 싶어서 역시 또 다른 이유 중 하나였다.

​이 책은 이제 막 서른이 된 여성이 아프리카로 신혼여행을 가겠다는 오랜 꿈을 이루는 이야기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떠나도 여행에는 늘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긴다. 이 신혼여행도 그랬다. 첫 일정인 사파리 투어에서부터 현지 여행사의 사장은 약속했던 쌍안경 두 개 중 하나가 망가졌다며 한 개만 내준다. 그런 데다 거스름돈 액수까지 교묘하게 속인다. 고장 난 수상 스키 때문에 현지인들과 충돌하기도 한다. 탄자니아 신혼여행 여정은 너무 빡빡하고 일정을 마치고 몸을 뉠 숙소 침대에는 모래 먼지가 가득하다. 작가는 이렇게 그곳에서의 신혼여행을 솔직하고도 유쾌하게 풀어낸다.

사진 = 도서출판 구텐베르크
사진 = 도서출판 구텐베르크

신혼여행에서 작가의 세상을 더 넓혀준 사람들은 탄자니아 현지인들뿐만이 아니다. 탄자니아에서 만난 젊은 네덜란드인 커플과는 결혼과 육아, 일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동거가 보편화되더 있고 동거 커플도 결혼한 커플처럼 법적인 보호를 받는 유럽에서도, 커플들은 아이를 낳는 게 좋을지, 낳지 않는 게 좋을지, 가정생활과 일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 고민한다.

​울고 웃고 떠들고 뛰놀던 14일간의 탄자니아 신혼여행은 끝났다. 이제 결혼 생활이라는 더욱더 긴 여정이 작가 부부의 앞에 놓여 있다. 출산, 육아, 노후 대비, 내 집 마련까지 새롭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쌓여 있다. 하지만 작가는 불안해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지금 바로 이 순간 충분히 사랑하기로 한다. 삶을 숙제가 아닌 축제로 만들겠다는 이들 부부의 다짐을 응원하게 된다.

산으로 간다
임성득 | 이담북스
사진 = 이담북스
사진 = 이담북스

​4년간 은행에서 근무한 뒤 30년 이상 교사로 생활한 저자 임성득. 은퇴를 하면서 국내외 산을 유람하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그가 지금껏 다닌 여러 산의 이야기와 사진을 책 ‘산으로 간다’로 출간했다. 웅장한 중국의 산, 비현실적이었던 호수를 품은 일본의 산, 사막과 신기한 암석으로 가득한 미국의 산, 서늘했던 베트남의 산, 넘치도록 다양했던 남미의 산 등 그가 느낀 전 세계의 산들이 꼼꼼하게 실렸다.

​책은 중국의 구채구와 태항산부터 베트남 사파 지역의 마피랭 스카이워크, 그리고 남미 파타고니아와 미국 그랜드캐니언까지, 다양한 지역의 산을 거치며 얻은 깨달음과 경험을 한데 엮어내고 있다. 특히 저자는 중국 산의 웅장함과 일본 산의 신비로운 호수, 그리고 남미의 광활한 산악 풍경 등 각국이 가진 산의 개성을 세밀하게 묘사해낸다.

사진 = 이담북스
사진 = 이담북스

이러한 자연에 대한 관찰을 통해 독자는 단순히 산행이 아니라 각기 다른 나라의 문화와 자연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했던 순간들을 거침없이 풀어낸다. 처음엔 ‘국민 약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던 저자는 오랜 세월에 걸쳐 점차 ‘날다람쥐’로 불릴 만큼 등산에 익숙해지지만, 때로는 어지럼증을 겪거나 미끄러져 다치기도 하는 등 진솔한 기록을 더해 공감을 자아낸다.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자연의 장엄함을 경험하면서도 나이에 대한 한계를 딛고 스스로를 단련해가는 저자의 모습에 있다. 저자는 산이 주는 경이로움과 자유로움에 매료돼 여행을 이어가며, 일상에서 느끼기 어려운 충만한 감정을 경험한다. 등산 초보자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자층에게도 산행이란 도전의 의미와 자연을 통한 치유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서서히 인생 후반기를 맞은 저자는 단순한 여행 기록을 넘어서 자연의 웅장함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고 변화하는 경험을 전하려 했다. 특히 남미 파타고니아에서의 가파른 등반부터 미국 그랜드캐니언의 장대한 트레킹까지, 다양한 트레킹 코스에서의 고된 여정과 어려움도 솔직하게 담았다. 저자의 경험은 등산 초보자와 중장년층 독자들에게 나이와 관계없이 다가간다.

사진 = 이담북스
사진 = 이담북스

​책은 끊임없이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인생 후반기에도 여전히 도전과 열정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산의 높이와 경사가 아니라 그곳에서 마주하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을 경험하게 한다.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산을 오르는 순간’을 찾길 바라는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 ‘여책저책’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세상의 모든 ‘여행 책’을 한데 모아 소개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출판사도 좋고, 개별 여행자의 책도 환영합니다.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 에세이나 포토북까지 어느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책을 알리고 싶다면 ‘여책저책’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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