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애니메이션의 세계적 흥행이 박물관 오픈런이라는 예상치 못한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면서 작품에 등장하는 까치호랑이 배지를 사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뮷즈) 숍은 역대 최대 인파가 몰리고 있다. 그 덕분에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와 곤룡포 비치타월 등 작품과 관련 없는 뮷즈들까지 판매가 급증했다. 주말에는 오픈런을 해도 인기 아이템을 손에 쥘 수 없을 정도다.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의 원형, 민화 호작도를 모티브로 한 까치호랑이 배지는 지금 온라인숍에서 예약해도 석 달 뒤에나 받아볼 수 있다.
'케데헌' 인기의 최고 수혜자는 박물관일 듯하다.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이렇게 치솟은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현재 추세라면 국립중앙박물관이 2005년 용산으로 이전 개관한 뒤 올해 최다 관람객을 기록할 전망이다. 뜻하지 않은 뮷즈 오픈런에 박물관이 젊은 층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것이다.
다른 세계적 박물관들도 소장품을 상징하는 뮷즈를 판매한다. 보통 키링이나 머그컵, 마그넷처럼 흔한 기념품들이다. 파리 루브르박물관은 모나리자가 그려진 에코백과 티셔츠가 잘 팔리고, 런던 대영박물관은 로제타스톤을 복제한 미니어처와 마그넷 등이 대표 뮷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경우 고대 이집트의 하마 모형 '윌리엄' 인형, 퍼즐 등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뮷즈였다.
국중박 뮷즈가 신드롬을 일으키는 것은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해냈기 때문이다. '석굴암 조명'은 3D프린트를 이용해 석굴암의 건축미를 재현하고 본존불의 후광을 통해 고급스러운 조명을 연출한다. '부뚜막 인센스'는 부뚜막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향기를 퍼뜨린다. '취객선비 변색잔'도 기발하다. 김홍도의 평안감사향연도에 등장하는 선비들을 표현했는데, 온도에 반응하는 안료를 써서 잔에 차가운 술이 담기면 선비들의 얼굴이 술 취한 듯 벌겋게 변한다. 이런 상상력이라면 오픈런 수고를 감수할 만하지 않을까.
[박만원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케데헌' 인기의 최고 수혜자는 박물관일 듯하다.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이렇게 치솟은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현재 추세라면 국립중앙박물관이 2005년 용산으로 이전 개관한 뒤 올해 최다 관람객을 기록할 전망이다. 뜻하지 않은 뮷즈 오픈런에 박물관이 젊은 층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것이다.
다른 세계적 박물관들도 소장품을 상징하는 뮷즈를 판매한다. 보통 키링이나 머그컵, 마그넷처럼 흔한 기념품들이다. 파리 루브르박물관은 모나리자가 그려진 에코백과 티셔츠가 잘 팔리고, 런던 대영박물관은 로제타스톤을 복제한 미니어처와 마그넷 등이 대표 뮷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경우 고대 이집트의 하마 모형 '윌리엄' 인형, 퍼즐 등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뮷즈였다.
국중박 뮷즈가 신드롬을 일으키는 것은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해냈기 때문이다. '석굴암 조명'은 3D프린트를 이용해 석굴암의 건축미를 재현하고 본존불의 후광을 통해 고급스러운 조명을 연출한다. '부뚜막 인센스'는 부뚜막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향기를 퍼뜨린다. '취객선비 변색잔'도 기발하다. 김홍도의 평안감사향연도에 등장하는 선비들을 표현했는데, 온도에 반응하는 안료를 써서 잔에 차가운 술이 담기면 선비들의 얼굴이 술 취한 듯 벌겋게 변한다. 이런 상상력이라면 오픈런 수고를 감수할 만하지 않을까.
[박만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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