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이 흐른 2024년, 한동주 학생은 이 고민을 해결했다. 제철음식·고향 먹거리 배송 플랫폼 '팔도감'의 리더(대표)가 된 것이다. 팔도감은 4050 패션 플랫폼 '퀸잇'으로 유명한 라포랩스가 운영하고 있는데, 전국 팔도 제철 먹거리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간편하게 장을 볼 수 있다. 타깃 고객층은 4060세대로, 이들의 다양한 입맛에 딱 맞는 식품을 선별해 판매하고 있다.
한 리더는 팔도감 합류 이전에 CJ제일제당에서 마케팅과 전략 업무를 담당했다.
한 리더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고령의 생산자들은 온라인에 잘 적응하지 못하다 보니 판로가 오프라인에만 국한돼 있는 게 안타까웠다"며 "시니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라포랩스가 새롭게 4060을 겨냥한 산지직송 제철음식·고향 먹거리 플랫폼을 출시했고, '나에게 딱 맞는 일'이라고 생각해 합류했다"고 말했다.
팔도감은 제철음식·고향 먹거리 배송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4060 고객군에 대한 정교한 분석을 기반으로 개인 취향 중심의 큐레이션과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 그 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물론, 중소 이커머스 채널과 홈쇼핑 수요까지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 리더는 "신선한 제철음식·고향 먹거리를 구매하고 즉시 배송받는 게 핵심"이라며 "제철과일, 김치, 간식, 반찬, 육류, 생선을 비롯해 카테고리가 10종이 넘고, 투명하고 안전한 먹거리 거래를 위해 생산자 소재지와 이름을 모두 공개한다"고 강조했다.
한 리더는 "고객을 플랫폼에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 게임형 콘텐츠도 제공하는데, 가상 농장인 '매일농장'에서 쌈채소, 버섯, 쌀 등 수확하고 싶은 작물을 선택해 재배하면 해당 작물을 집으로 배송해준다"며 "'매일목장'에서는 소도 키우는데, 다 키우면 한우를 집으로 보내준다"고 말했다.
2022년 5월 출시 이후 팔도감 앱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360만건, 주문 건수는 700만건을 넘었다.
한 리더는 "고향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시니어 고객을 위해 일반 마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풀치(새끼갈치) 간장조림, 고구마순 김치 같은 지역색이 강한 먹거리를 판매한다"며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개인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모든 제철음식이 간편하게 고객 식탁에 오르고, 생산자도 안정적으로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