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중 휴머노이드 자체 개발에 나선 곳은 10여 개사로 파악된다. 이 중 중국 완성차 업체가 4곳이다. 이들은 각각 20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해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휴머노이드 개발은 양산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전동화 시대 완성차 업체들이 개발하는 휴머노이드는 상용화 속도가 빠르다. 휴머노이드 상용화에는 배터리 기술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가 필요한데, 완성차 업체들이 첨단 전기차를 만들면서 이 같은 기술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BYD는 지난달 자체 개발 휴머노이드 로봇 '보요보드'를 출시했다. 보요보드는 세탁, 빨래 개기 등 가사 도우미 로봇인데, BYD는 단순히 프로토타입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았다. 1만달러(약 1400만원)의 가격을 제시하며 올해 12월부터 인도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YD는 산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데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BYD는 최근 휴머노이드 핵심 기술 및 제품 개발에 1000억위안(약 19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한편 자체 연구개발팀 모집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휴머노이드의 첨단 기술 분야로 불리는 촉각 감지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중국 기업 '파시니'에 투자했다.
샤오펑은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을 이미 개발했다. 신장 178㎝, 몸무게 70㎏으로 인간과 유사한 체형을 갖춘 아이언은 샤오펑의 광저우 자동차 공장에서 이뤄지는 조립 작업에 일부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부분의 로봇 기업이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데 그치는 반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운영체제 '샤오펑톈지'를 탑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펑은 이 밖에도 휴머노이드 개발과 상용화에 1000억위안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은 '고메이트'를, 체리자동차는 휴머노이드 'AiMOGA'를 개발해 말레이시아 딜러십 등에 영업사원으로 투입한다. 장성자동차, 둥펑자동차 등 중국 레거시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휴머노이드 회사인 유니트리, 유비텍 등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사 완성차 생산라인에 적극 투입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전통 강자로 불리는 테슬라 옵티머스와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는 연내 생산라인 투입을 두고 기술 경쟁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은 공장에서 한 개의 작업만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게 아니라 여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로봇을 학습시켜 중국 후발 주자들에 비해 기술 우위를 점하려 시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차량 생산라인에 옵티머스 2대를 시험 배치한 바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현대차그룹 완성차 생산라인에 아틀라스를 투입할 전망이다. 최근 엔비디아와 손잡으며 로봇 AI 학습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아틀라스 수만 대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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