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심당은 지난해 말 케익부띠끄 옆에 딸기시루 생산 공간을 별도로 조성했다. 현장에서 만난 안종섭 성심당 케익부띠크 이사는 "딸기시루가 주말에 약 5000개, 주중에 약 2000개씩 팔린다"고 전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딸기가 상할 것을 대비해 딸기시루 생산을 중단하고 지금은 이 공간에서 망고시루를 생산한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에서 출발해 지금까지 대전을 지켜왔다. '성심당 빵을 사기 위해 대전에 간다'는 사람들이 꽤 많을 정도로 성심당은 대전을 넘어 전국 대표 빵집으로 성장했다. 성심당 창업자인 고(故) 임길순 선생에 이어 그의 아들이자 성심당을 소유한 기업 로쏘의 임영진 대표와 임 대표의 맏딸 임선 로쏘 이사, 둘째인 아들 임대혁 로쏘 이사도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3대째 전통을 이어온 대한민국 대표 제빵 명가인 것이다.
성심당 매장은 총 4개(직영점)이며, 대전에만 있다. 대전 중구 은행동에 위치한 본점 일대에 케익부띠끄, 샌드위치 전문 매장 '샌드위치 정거장', 약과·전병 등 판매 매장 '성심당 옛맛솜씨', '성심당 문화원', 성심당에서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 '플라잉팬' '테라스키친' 등이 모여 있어 이 일대는 '성심당 거리'로 불린다.
성심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빵인 '튀김소보로'는 1980년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1억819만개 팔렸다. 튀김소보로를 만드는 데 들어간 밀가루만 2812t, 달걀 1622만개, 버터 432t, 우유 54만ℓ에 달한다.
임선 로쏘 이사는 "대전에 뿌리를 둔 성심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지역에 매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임 이사는 성심당의 인기 비결에 대해 빵에 대한 진심, 맛, 합리적인 가격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임 이사는 "성심당은 부자가 먹어도 초라하지 않고 가난한 사람도 손쉽게 사 먹을 수 있는 빵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대중이 성심당을 사랑하는 배경에는 성심당이 착한 기업이라는 이유도 있다. 성심당은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매달 빵을 기부하고 있다. 기부하는 빵값만 한 달에 수천만 원에 달한다. 2019년부터 '에코 프로젝트'를 통해 우유갑 등을 재활용하면서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또 지난해 임산부는 줄을 서지 않을 수 있도록 '프리패스'를 도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직원들이 다니고 싶은 직장 문화를 조성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직원 인사고과 때 해당 직원이 다른 직원들에게 얼마만큼 관심을 쏟고 잘해줬는지를 반영한다. 회사 신문인 '한가족 신문'을 매주 발행하는데, A직원에게 도움을 받은 B직원이 이 내용을 한가족 신문에 알리면 이를 기록해놨다가 인사고과 때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성심당은 직원들을 위해 지난해 12월 본점 인근에 어린이집도 개원했다.
성심당은 내년에 창립 70주년을 맞아 성심당의 역사·문화 등을 담은 사사(社史), 브랜드와 마케팅 등을 정리한 브랜드 책 등을 발행할 예정이다. 또 성심당이 걸어온 길, 성심당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뭘까. 임 이사는 "성심당이 거창한 목표·계획을 세우고 한 단계씩 차근차근 올라온 게 아니라 내·외부 고객에게 사랑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 덕분에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됐다"며 "성심당이 사람들 삶의 일부가 돼 70년을 넘어 100년 브랜드가 되길 꿈꾼다"고 밝혔다.
[대전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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