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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성심당, 70년 넘어 100년 빵집 꿈꾼다

맏딸 임선 로쏘 이사 인터뷰
창업자에 이어 3代째 경영
대전 넘어 전국 핫플레이스
'튀김소보로' 1억개 넘게 팔려

  • 신수현
  • 기사입력:2025.05.06 16:59:39
  • 최종수정:2025-05-06 19: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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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성심당 본점에서 임선 로쏘 이사가 '튀김소보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신수현 기자
대전 성심당 본점에서 임선 로쏘 이사가 '튀김소보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신수현 기자
최근 찾은 대전 중구 은행동에 위치한 케이크 판매 매장 '성심당 케익부띠끄'. 평일 오전인데도 매장은 '딸기시루' 등 케이크를 사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딸기시루는 딸기를 듬뿍 넣어 무게가 2.3㎏에 달하는 4단 케이크로, 가격이 4만원대로 합리적이고 맛도 좋아 유명하다.

성심당은 지난해 말 케익부띠끄 옆에 딸기시루 생산 공간을 별도로 조성했다. 현장에서 만난 안종섭 성심당 케익부띠크 이사는 "딸기시루가 주말에 약 5000개, 주중에 약 2000개씩 팔린다"고 전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딸기가 상할 것을 대비해 딸기시루 생산을 중단하고 지금은 이 공간에서 망고시루를 생산한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에서 출발해 지금까지 대전을 지켜왔다. '성심당 빵을 사기 위해 대전에 간다'는 사람들이 꽤 많을 정도로 성심당은 대전을 넘어 전국 대표 빵집으로 성장했다. 성심당 창업자인 고(故) 임길순 선생에 이어 그의 아들이자 성심당을 소유한 기업 로쏘의 임영진 대표와 임 대표의 맏딸 임선 로쏘 이사, 둘째인 아들 임대혁 로쏘 이사도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3대째 전통을 이어온 대한민국 대표 제빵 명가인 것이다.

성심당 매장은 총 4개(직영점)이며, 대전에만 있다. 대전 중구 은행동에 위치한 본점 일대에 케익부띠끄, 샌드위치 전문 매장 '샌드위치 정거장', 약과·전병 등 판매 매장 '성심당 옛맛솜씨', '성심당 문화원', 성심당에서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 '플라잉팬' '테라스키친' 등이 모여 있어 이 일대는 '성심당 거리'로 불린다.

성심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빵인 '튀김소보로'는 1980년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1억819만개 팔렸다. 튀김소보로를 만드는 데 들어간 밀가루만 2812t, 달걀 1622만개, 버터 432t, 우유 54만ℓ에 달한다.

임선 로쏘 이사는 "대전에 뿌리를 둔 성심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지역에 매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임 이사는 성심당의 인기 비결에 대해 빵에 대한 진심, 맛, 합리적인 가격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임 이사는 "성심당은 부자가 먹어도 초라하지 않고 가난한 사람도 손쉽게 사 먹을 수 있는 빵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대중이 성심당을 사랑하는 배경에는 성심당이 착한 기업이라는 이유도 있다. 성심당은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매달 빵을 기부하고 있다. 기부하는 빵값만 한 달에 수천만 원에 달한다. 2019년부터 '에코 프로젝트'를 통해 우유갑 등을 재활용하면서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또 지난해 임산부는 줄을 서지 않을 수 있도록 '프리패스'를 도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직원들이 다니고 싶은 직장 문화를 조성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직원 인사고과 때 해당 직원이 다른 직원들에게 얼마만큼 관심을 쏟고 잘해줬는지를 반영한다. 회사 신문인 '한가족 신문'을 매주 발행하는데, A직원에게 도움을 받은 B직원이 이 내용을 한가족 신문에 알리면 이를 기록해놨다가 인사고과 때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성심당은 직원들을 위해 지난해 12월 본점 인근에 어린이집도 개원했다.

성심당은 내년에 창립 70주년을 맞아 성심당의 역사·문화 등을 담은 사사(社史), 브랜드와 마케팅 등을 정리한 브랜드 책 등을 발행할 예정이다. 또 성심당이 걸어온 길, 성심당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뭘까. 임 이사는 "성심당이 거창한 목표·계획을 세우고 한 단계씩 차근차근 올라온 게 아니라 내·외부 고객에게 사랑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 덕분에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됐다"며 "성심당이 사람들 삶의 일부가 돼 70년을 넘어 100년 브랜드가 되길 꿈꾼다"고 밝혔다.

[대전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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