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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실 [신간]

노벨상 그 후…한강이 정리한 생각들

  • 반진욱
  • 기사입력:2025.05.01 12:28:19
  • 최종수정:2025.05.01 12: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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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그 후…한강이 정리한 생각들
한강 지음/ 문학과지성사/ 1만5000원
한강 지음/ 문학과지성사/ 1만5000원

국내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신작 ‘빛과 실’로 돌아왔다. 수상 직후 처음 펴낸 책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빛과 실’을 포함해 미발표 시와 산문, 그리고 작가가 자신의 온전한 최초의 집으로 ‘북향 방’과 ‘정원’을 얻고서 써낸 일기까지 총 열두 꼭지의 글이, 역시 작가가 기록한 사진들과 함께 묶였다.

책에는 5편의 시를 포함해 총 12편의 글이 실렸다. 이 중 3편은 작년 12월 노벨문학상 시상식과 관련된 것들로 수상자 강연 전문 ‘빛과 실’, 시상식 직후 연회에서 밝힌 수상소감 ‘가장 어두운 밤에도’, 노벨상 박물관에 찻잔을 기증하며 남긴 메시지 ‘작은 찻잔’이다. 이와 함께 산문 ‘출간 후에’와 ‘북향 정원’ ‘정원 일기’ ‘더 살아낸 뒤’, 시 ‘코트와 나’ ‘북향 방’ ‘(고통에 대한 명상)’ ‘소리(들)’ ‘아주 작은 눈송이’ 등이 실렸다.

이번 책을 통해 처음 공개된 것은 ‘북향 정원’ ‘정원 일기’ ‘더 살아낸 뒤’ 등 산문 3편이다.

‘북향 정원’은 한강이 2019년 네 평짜리 북향 정원이 딸린 집을 산 이후 정원을 가꾸며 경험한 일을 다룬다. 빛이 얼마 들지 않는 북향 정원에서 식물을 키우며 새삼 빛의 존재를 의식하게 되는 과정이 특유의 무덤덤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장으로 표현됐다.

‘정원 일기’는 제목처럼 정원을 가꾸며 겪은 일을 날짜별로 기록한 일기 형식의 글로, 변화하는 식물들의 모습이 주를 이룬다. 2021년 4월 26일자 글에서는 “칠 년 동안 써온 소설을 완성했다”며 “USB 메모리를 청바지 호주머니에 넣고 저녁 내내 걸었다”고 남겼다.

책에서 가장 마지막에 담긴 ‘더 살아낸 뒤’는 두 쪽에 걸친 짤막한 산문으로, 모든 문장이 서로 다른 행으로 나뉘어 있어 운문으로도 읽힌다.

글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표지와 본문에 더한 사진이다. 한강의 정원과 작업 공간, 기증한 찻잔 등을 담은 사진은 모두 작가가 직접 촬영했다.

책의 맨 마지막 장에 자리한 사진은 한강이 ‘빛과 실’ 강연에서 언급했던 유년 시절에 쓴 시다. 여덟 살 한강이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이 시는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노벨상 강연의 화두였다.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8호 (2025.05.07~2025.05.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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