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생산 거점 둔 韓기업들 ‘난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현지 시각) 베트남에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베트남에 공장을 둔 우리나라 기업들은 고민에 빠졌다. 베트남은 삼성, LG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대표적인 생산 거점인데, 관세 부담으로 해외 생산 메리트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한국은 25%의 상호 관세율이 적용된 가운데 주요국 중에선 베트남 46%, 중국 34%, 대만 32% 등에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이 매겨졌다.
이 중 46%의 상호 관세가 부과된 베트남의 경우 삼성, LG 등 국내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위치해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 중이다. 삼성전기도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을 제조해 미국 AMD에 납품 중이고, 삼성디스플레이도 애플에 납품하는 중소형 OLED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LG 역시 베트남에 7개 생산 법인을 두고 생활가전과 OLED,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하이퐁에서 전장 부품,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각각 OLED, 카메라 모듈을 만든다.
4월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경영진들은 이날 오전부터 긴급 회의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전략의 재조정, 공급망 다변화, 그리고 미국 내 생산 확대 등의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관세 부과로 우리나라 제품의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고율의 관세는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기업의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경우 미국 내 판매량이 줄거나 수익성이 악화하면 회사 전체 매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관세 부과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다른 전자 제품들도 유사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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