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준혁(41)의 재발견이다. 그간 영화 ‘범죄도시3’,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비밀의 숲’ 등 주로 장르물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그가 ‘모든 게 완벽한 남자’로 분해 뭇 여성의 마음을 흔들었다. 바로 SBS 금토극 ‘나의 완벽한 비서’를 통해서다. 헤드헌팅 회사 CEO 강지윤(한지민 분)의 비서 유은호로 분한 그는 딸 사랑이 지극한 싱글 대디 유은호를 연기했다. 뛰어난 업무 능력과 더 뛰어난 외모, 무엇보다 여자친구 강지윤을 향한 순애보가 가장 빼어난 완벽남이다.
그의 갑작스러운 로코물 도전에 업계에선 잘 어울릴지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준혁은 첫 방송 시작과 동시에 보란 듯이 그 우려를 불식했다.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만난 그에게 뜨거운 반응에 대한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모든 작품이 꼭 흥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번 작품만큼은 대중성이 중요했기에 ‘대중 입맛에 맞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가 통했다는 느낌”이라며 뿌듯해했다. 인기를 실감하냐는 물음에는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데 소속사 대표가 같이 나온 게 처음이라 완전 실감이 난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그동안 멜로보단 장르물을 선호해온 이유로 “진한 연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애 배우는 ‘크리스천 베일’, 그가 한 인터뷰에서 ‘멜로는 하지 않는다’고 했던 말의 영향도 받았단다.
“배우가 아니라 캐릭터만 남는 연기자를 꿈꿨어요. 주로 독특한 캐릭터를 추구했는데 그런 캐릭터만 찾아 하다 보니 더 이상 독특하지 않더라고요. 어느 순간 샐러리맨이 꿈이었던 은행원이자 육아 중인 내 친구의 삶이 오히려 제겐 더 판타지처럼 느껴졌어요. 멜로는 처음이지만 막상 이야기의 구조는 그간 해온 장르물들과 비슷했어요. 예를 들어, ‘범죄도시3’에서 기승전‘살인’이라면, 이번엔 기승전‘키스’더라고요. 다른 점이라면 그때는 눈을 뜨면 마동석 선배가 있었는데, 이번엔 눈을 뜨면 (한)지민 씨가 있었다는 것?”
긴 공백기를 견뎌 마흔 살이 돼서야 스타덤에 올랐다. “힘들진 않았나”라고 묻자, “사실 목표가 데뷔였기 때문에 데뷔와 동시에 이미 꿈을 이룬 거였다”고 답했다.
그러고는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게 취미였는데 데뷔 후엔 그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콘텐츠를 만드는 이 일이 너무 궁금했고, 내겐 마술쇼와 같았다. 그 안의 사람들도 궁금하고 신비로웠다. 순수하게 접근해 호기심을 원동력 삼아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회상했다.
“작품 흥행 여부는 제가 알지도, 어떻게 할 수도 없지만, 현장에서 좋은 동료는 제가 노력하면 될 수 있잖아요. 그걸 새로운 목표로 좋은 연기를 성실히 하고자 했어요.”
그러면서 “만약 내가 더 잘됐다면, 후배들에게 롤모델까진 아니더라도 중간 어디쯤 희망이 됐으면 한다. 나도 했으니까 그들도 충분히 해낼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준혁의 차기작은 넷플릭스 새 미스터리 시리즈 ‘레이디 두아(김진민 감독)’다. 가짜일지라도 명품이 되고 싶었던 여자 사라킴(신혜선 분)과 그녀의 욕망을 추적하는 형사 무경(이준혁 분)의 이야기다. 여기에 특별 출연작인 넷플릭스 ‘광장(최성은 감독)’, 영화 ‘왕과 사는 남자(장항준 감독)’까지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han.hyunjung@mkinternet.com]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8호 (2025.02.26~2025.03.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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