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엔 고환율 부담까지
![스타벅스를 비롯한 커피 업체들이 잇단 가격 인상에 나선 가운데 지난달 21일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2/12/rcv.YNA.20250121.PYH2025012113930001300_P1.jpg)
과거 귀족들이 음료로 즐겼던 코코아와 커피 가격이 올 들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커피의 경우 영국 근대화와 프랑스 혁명의 불씨를 당기며 민중의 음료로 인식되기도 했는데, 이렇게 가격이 오르다 다시 귀족들의 음료로 되돌아갈 판이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본래 귀족들의 음료로 유명한 코코아의 선물가격은 전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톤(t)당 1만131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9% 가량 감소했다. 전주와 비교하면 7% 가량 떨어졌다.
코코아의 52주 최고가는 작년 12월18일 기록한 1만2565달러인데 이보다는 떨어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코아의 경우 지난해부터 기후 위기와 고환율 등 타격으로 이미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다. 지난 수년간 톤당 2000달러 수준이었다가 2023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말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코코아의 경우 이상 기후로 작황이 문제됐던 만큼 예년 수준을 다시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업체의 경우,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에 더해 고환율로 인한 가격 압박까지 견뎌야 할 판이다. 현재 환율은 달러당 1454원으로 지난 11월 말 1400원에 못 미쳤던 것과 비교하면 4~5% 가량 올랐다.
롯데웰푸드는 이를 반영해 지난해 5월과 이달 연달아 초콜릿 과자의 가격을 올렸다. 초코 빼빼로는 300원 올라 2000원이 됐고, 크런키는 500원 뛰어 1700원이 됐다.
![지난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롯데웰푸드의 빼빼로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제공=뉴스1]](https://wimg.mk.co.kr/news/cms/202502/12/rcv.NEWS1.NEWS1.20250206.2025-02-06T134233_1007116931_INDUSTRY_I_P3.jpg)
귀족들이 즐기다 민중의 음료로 인식되기 시작한 커피 가격은 최근 가격이 급등하는 모양새다. 커피 아라비카의 선물가격은 전날 t당 9115달러로 연초보다 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개월 인상폭이 컸다. 커피 아라비카 가격은 이달 10일이 52주 최고치를 찍었다.
인스턴트나 저가 커피 원료로 주로 사용되는 커피 로부스터 가격은 전날 t당 5653달러로 연초보다 10.4% 오른 수준이다.
커피의 경우 브라질, 베트남 등 주요 커피 산지 작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350개 매장을 보유한 커피 프랜차이즈 빅비커피의 밥 피쉬 공동창업자는 “시장에서 패닉 바잉 상황이 나타나고 있으며, 커피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커피값 상승을 막으려면 브라질과 베트남 등 주요 재배국의 커피 작황이 좋거나, 아니면 가격 인상에 따라 주요 소비국의 수요가 대폭 줄어야 하는데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내 업계도 수요가 공급을 넘으면서 커피 가격이 오를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본격적인 판촉행사, 이벤트 등도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데 가격 할인 등이 포함된 이벤트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국내 커피업체들은 이미 고가부터 저가 커피 브랜드까지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컴포즈커피는 원두 가격 폭등과 인건비·물류비 상승, 원자재 가격 인상, 내수침체 여파로 오는 1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1500원에서 1800원으로,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2500원에서 2800원으로 올린다.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톨사이즈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카페 아메리카노 가격은 4500원에서 4700원, 카페 라떼 가격은 5000원에서 5200원이 됐다. 할리스도 같은 날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폴 바셋도 지난달 23일부터 제품 28종의 가격을 평균 3.4%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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