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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자연인으로 촬영 싱글이라서 가능했어요 [Star&Talk]

브로큰 하정우

  •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 기사입력:2025.02.07 13:02:11
  • 최종수정:2025.02.07 13: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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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하정우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관리요? 전혀요. 완전히 내려놓았어요. 순식간에 몸이 불어나고 수염도 덥수룩해졌죠. 낯선 장소와 제작진, 의상까지… 평상시와는 다른 환경에 새로운 얼굴·몸놀림이 나온 것 같아요.”

신작 영화 ‘브로큰’의 개봉을 앞둔 하정우(47)는 ‘하정우의 재발견’ ‘초심으로 돌아간 하정우’란 평단의 평가에 이같이 말했다.

“촬영 당시 몸무게가 90㎏에 육박했다”는 그는 “자연인 그 자체였다. 인위적으로 표정을 만들거나 하지는 않았고, 대본대로, 주어진 상황대로, 본능에 맡기자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브로큰’은 하나뿐인 동생 ‘석태’가 시체로 돌아오자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형의 분노의 추적극이다. 다급한 목소리로 “제대로 사고 친 것 같다”는 메시지를 남긴 채 사라진 동생이 끔찍한 주검으로 발견되자 ‘민태’는 돌아버린다. 폭력의 삶 속에서 비록 왜곡된 우애지만 누구보다 우애가 깊었던 형제.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조직을 뒤로한 채, 민태는 동생의 죽음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동생의 동거인 ‘문영’을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소설가 ‘호령’과 엮이고, 그의 소설에 문영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석태의 죽음이 담긴 사실을 알게 된다. 동생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거침없이 내던지는 형 민태로 분한 하정우는 “이런 모습의 캐릭터는 ‘황해’ 이후 오랜만인데 워낙 잘 재단된 캐릭터라 어려움은 없었다”며 “첫 장면이 미용실 신인데 머리는 세면대에서 대충 감고 고양이에게 밥부터 준다. 카메라 위치도 의식하지 않고 지문의 디렉션대로 연기했다. 이미 그때부터 거친 현장에 적응했고 그 무드로 끝까지 갔다”고 회상했다.

그는 신인 감독 김진황에 대해 “강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장편 상업영화는 처음이지만 많은 스태프와 베테랑 배우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주장하고, 시나리오가 현장으로 옮겨지면서 변형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오픈마인드로 수용하고, 수정이 필요할 땐 과감하게 고쳐가는 게 참 인상적이었어요. 보통이 아닌 깡다구에 200% 믿음이 갔죠.”

이들의 전략은 통했다. ‘추격자’ ‘황해’와 같은 그의 초창기 거친 매력에 내공까지 더해지니 호평이 쏟아졌다. 그는 “ ‘새로운 얼굴을 봤다’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반응들을 봤는데 초심은 늘 가지고 있다”며 웃었다. 그러고는 “이런 캐릭터와 작업이 오랜만이라 많은 분이 이런 작품을 기다리고, 또 좋아하신다는 걸 새삼 느꼈다. 나 또한 예상보다 더 큰 반가운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하정우는 배우이자 감독이면서 14번의 개인전을 개최한 화가기도 하다. 그에게 원동력을 물었더니 “미혼이라서 가능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미 세 번째 연출작인 ‘로비’ 촬영을 마치고, 최근엔 4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도 크랭크인했다.

“지난해 여유가 많아 ‘로비’ 후반작업과 그림 그리기, ‘윗집 사람들’ 시나리오까지 쓸 수 있었어요. 싱글이기에 가능했죠. 동생이 육아하는 것을 보면 ‘장난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낮잠 시간도 있고 밥도 먹여야 하고… 제가 먼저 지치더라고요. 그래도 조카를 보면 2세 욕심이 생기긴 해요. 아이를 낳고 싶지만, 동생의 육아를 보면 겁이 나고, 그러다 조카를 보면 또 부럽고… 그런 여러 마음이 공존하는 요즘입니다.”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han.hyunjung@mkinternet.com]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6호 (2025.02.12~2025.02.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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