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층간소음 잡아라"… 건자재 업계 기술 경쟁

LX하우시스, 소음 확 잡은
'1등급' 바닥구조 첫 개발
도서관 같은 조용한 실내
'장판' 치부되던 PVC바닥재
소음 억제·충격 흡수 뛰어나
KCC·현대 등 신제품 출시

  • 이유진
  • 기사입력:2025.01.23 16:57:47
  • 최종수정:2025.01.23 16:57:47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LX하우시스 연구원들이 층간소음 저감 바닥구조 위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  LX하우시스
LX하우시스 연구원들이 층간소음 저감 바닥구조 위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 LX하우시스
세종의 한 아파트에서 러닝머신이 움직이는 소리, 책상이나 의자를 끄는 소리, 성인 남성의 발걸음 소리 등 다양한 조건으로 층간소음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측정기에는 49데시벨(㏈)이 뜬다. 현행 층간소음 기준상 4등급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어 새로 개발된 바닥구조 위에 3㎏짜리 공을 1m 높이에서 떨어뜨리자 37㏈을 가리킨다. 1등급이다. 4등급 수준에서는 소음이 참기 힘들 정도로 컸지만, 1등급에서는 귀를 쫑긋 세우지 않고서는 소음을 느낄 수 없었다.

층간소음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진 가운데 건자재 업계에서 층간소음을 막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23일 건자재 업계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층간소음 1등급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LX하우시스는 인테리어 단계에서 시공하는 마루나 장판을 비롯한 층간소음 저감용 바닥재를 만들어 왔는데, 이번에는 아예 건물 시공 단계부터 넣는 바닥구조를 만들었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바닥구조부터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이 들어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층간소음을 막으려면 바닥이 두꺼워야 한다. 하지만 건축 공간은 한정돼 있고, 건축비도 정해져 있어 무작정 두께를 늘릴 순 없다. LX하우시스는 기존 아파트 바닥 마감층과 동일한 두께를 유지하면서 내부구조를 달리해 바닥 충격음을 줄였다. 210㎜ 슬라브 위에 50㎜ 우레탄폼 완충재와 60㎜ 중량 모르타르를 붙인 구조다.

해당 구조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주택 시공 현장에서 실시한 바닥 충격음 성능 평가에서 가구를 끄는 소리 수준의 경량 충격음과 사람이 뛸 때 나는 소리 수준의 중량 충격음 모두 37㏈ 이하로 나와 1등급을 획득했다. 37㏈은 도서관 실내 소음 수준으로, 일상생활이나 수면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 정도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1등급 바닥구조가 적용되면 주택에서 느끼는 소음이 절반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바닥구조를 상품화해 건설사를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KCC글라스도 홈씨씨인테리어 브랜드에서 PVC 바닥재인 5㎜ 두께의 '숲 휴가온', 3.2㎜ 두께의 '숲 도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숲 휴가온의 4.5㎜ 두께 제품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시험에서 자사 1.8㎜ 두께 PVC 바닥재 대비 충격 흡수량이 3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장판'이라고 불리는 PVC 바닥재가 마루나 타일 바닥재에 비해 저가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PVC에 다른 소재의 무늬와 질감을 구현할 수 있게 돼 다양한 상품이 출시된다. '숲 휴가온'은 표면 무늬와 앰보를 동일하게 맞추는 '동조 앰보 기술'과 입체감 있는 3D 디자인을 적용해 PVC 바닥재에도 대리석이나 타일 같은 천연 소재 느낌을 재현했다. 숲 휴가온은 지난해 광폭 마루나 정사각형 타일처럼 최신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을 추가해 리뉴얼한 바 있다.

현대L&C는 미끄럼 방지와 소음 저감 기능을 갖춰 층간소음 저감에 효과적인 PVC 바닥재 '더채움'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어르신이 거주하는 고령 가구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 PVC 바닥재를 선택한다. 마루나 타일 바닥재보다 쿠션층이 두꺼워 실내 보행감이 우수하고,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높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