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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캘란 탄생 200년 축하주…“기대해도 좋다” 예고에 애주가들 몸 달아오르네 [푸디人]

  • 안병준
  • 기사입력:2024.02.02 09:00:00
  • 최종수정:2024-02-04 16: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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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인-13] 올해 창립 200주년 맞은 맥캘란 (feat. ‘맥캘란러버’ 두 남자)
올해 200주년 맞은 맥캘란의 모든 것!! 새 증류소 늘렸는데 위스키 증산 못하는 이유는?

올해 ‘200주년’ 맞은 스카치 위스키 맥캘란이 비주얼 아티스트 알렉스 트로슈트와 함께 협업한 기념 로고. 맥캘란 제공
올해 ‘200주년’ 맞은 스카치 위스키 맥캘란이 비주얼 아티스트 알렉스 트로슈트와 함께 협업한 기념 로고. 맥캘란 제공

‘위스키계의 롤스로이스’, ‘최고의 재테크 위스키’로 평가받는 스코틀랜드의 싱글 몰트 위스키 맥캘란(Macallan)이 올해 200주년을 맞아 차원이 다른 색다른 시도를 선보인다.

200주년 기념 로고를 새로 만든 것은 물론 영국 럭셔리카 벤틀리와 협업한 획기적인 위스키도 선보이는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올해 줄줄이 이어진다.

가장 먼저 맥캘란은 공식 창립년도인 1824년 이후 올해 200주년을 맞아 새 로고를 선보였다. 맥캘란 200주년 로고는 스페인 출신 비주얼 아티스트인 알렉스 트로슈트(Alex Trochut)가 디자인했다.

숫자 ‘200’은 브랜드의 기반과 미래 사이의 연결을 불러일으키는 물결 패턴을 특징으로 한다. 물결 패턴은 새 증류소인 맥캘란 에스테이트(Macallan Estate)를 통과하는 스페이(Spey)강의 곡선과 스코틀랜드 고대 언덕에서 착안해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자연 풍경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한 구불구불한 곡선 모양의 새 증류소 지붕을 의미하기도 한다.

2018년 완공된 맥캘란 새 증류소 외관 모습. 맥캘란
2018년 완공된 맥캘란 새 증류소 외관 모습. 맥캘란

새 증류소는 2018년 완공됐으며 ‘맥캘란 이스터 엘키스 하우스 부지(Macallan Easter Elchies estate)’에 세워져 맥캘란의 철학을 온전히 이어가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증류소 증설 프로젝트는 2014년 12월 시작돼 3년 6개월여 만에 완공되었다. 각 분야 전문가 400여 명이 참여했으며, 특히 영국 히드로 공항 터미널 5, 파리 퐁피두 센터 등 세계적인 건축디자인을 선보인 그룹 ‘로저스 스터크 하버 파트너스(Rogers Stirk Harbor + Partners)’가 참여했다.

또한 숫자 ‘00’을 무한대 기호인 ‘∞’로 표현했는데, 이는 맥캘란 브랜드의 빛나는 과거와 미래를 이어가겠다는 진화된 아이덴티티를 의미한다.

특히 ‘200 Years Old’가 아닌 ‘200 Years You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다가올 미래에 대한 벅찬 기대를 표현했다.

한국과 일본, 홍콩 등 북아시아를 총괄하는 마틴 하이메(Martin, Jaime) 에드링턴 홍콩지사장은 최근 방한해 기자와 만나 “‘200 Years Young’은 과거에 대한 축하뿐만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맥캘란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캘란을 국내에 수입유통하는 디앤피 스피리츠(DnP Spirits) 노동규 대표도 “위스키는 과거에 만들어진 제품과 헤리티지가 쌓여 현재를 이끌어 가는데 지금도 미래를 향해 무한히 준비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200주년 로고는 물론 위스키 라벨도 변화가 있을 수 있어 위스키 수집가라면 눈여겨 볼만하다.

맥캘란과 벤틀리, 명품과 명품의 만남!
맥캘란과 벤틀리가 협업해 올 하반기 선보일 ‘맥캘란 호라이즌’ 모습. 맥캘란
맥캘란과 벤틀리가 협업해 올 하반기 선보일 ‘맥캘란 호라이즌’ 모습. 맥캘란

하이메 지사장은 맥캘란 200주년을 기념한 이벤트가 기밀(confidential)이라면서도 “기대해도 좋다(Stay tune!)”며 자신했다.

많은 이벤트 중 한 가지 귀띔한 것은 맥캘란과 영국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의 만남이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수평 형태의 위스키인 ‘맥캘란 호라이즌’은 맥캘란과 벤틀리의 DNA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유리병 디자인은 180도 비틀어진 형태로 제작됐으며 이를 담고 있는 케이스 역시 맥켈란 증류소에서 재활용된 구리, 벤틀리 차량 생산 중 회수된 알루미늄, 두 업체에서 사용된 재활용 목재, 저탄소 가죽 등을 재활용해 만들어 질 예정이다.

맥캘란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살짝 공개된 제품 디자인은 벌써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구형과 신형은 진짜 맛이 다른가?
신형 맥캘란 제품 모습
신형 맥캘란 제품 모습
구형 맥캘란 제품 모습
구형 맥캘란 제품 모습

맥캘란은 2018년 리뉴얼을 거쳐 병 모양 뿐만 아니라 맛과 풍미가 예전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위스키 애호가 사이에서 돌았다. 병의 둥글둥글한 어깨는 약간 각진 어깨로 바뀌었고 맛과 풍미는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하이메 지사장에게 직격탄을 날려보았다.

“구형과 신형 모델의 맛과 풍미는 정말 다른가?”라고 묻자, 그는 “우리는 맛과 풍미, 색상의 일관성을 매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교과서 같은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2019년 맥캘란의 ‘마스터 위스키 메이커’에 임명된 크리스틴 켐벨과의 일화를 얘기해줬다.

그는 그녀에게 “레시피를 바꿨나?”라고 묻자, 그녀는 “수십여년간 맥캘란의 레시피는 절대 바뀌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2019년 맥캘란의 마스터 위스키 메이커에 임명된 크리스틴 켐벨이 200주년 기념 영상에 나온 모습. 맥캘란
2019년 맥캘란의 마스터 위스키 메이커에 임명된 크리스틴 켐벨이 200주년 기념 영상에 나온 모습. 맥캘란

다만 위스키는 자연의 섭리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약간의 변화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evolution(진화)’라고 표현했다.

하이메 지사장은 “위스키의 맛과 향, 색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다. 특히 캐스크는 위스키의 품질을 결정하는데 80%나 영향을 미친다. 캐스크에 쓰이는 나무, 위스키를 숙성시키는 캐스크의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원액 생산에서는 ‘식스필러(Six Pillars)’를 고수한다”고 말했다.

노 대표도 “예전과 똑같은 노력을 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요소로 인해 20년, 30년 전과 다르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고 소비자들의 입맛도 달라질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데도 ‘베스트 픽’을 한다”고 자부했다.

품귀현상 벌어지는데 못만드나? 안만드나?
조선팰리스 1914라운지&바에 있는 맥캘란 룸에서 만난 마틴 하이메 에드링턴 홍콩지사장(왼쪽)과 맥캘란 국내수입유통업체 디앤피 스피리츠 노동규 대표와 인터뷰 하는 모습.  안병준 기자
조선팰리스 1914라운지&바에 있는 맥캘란 룸에서 만난 마틴 하이메 에드링턴 홍콩지사장(왼쪽)과 맥캘란 국내수입유통업체 디앤피 스피리츠 노동규 대표와 인터뷰 하는 모습. 안병준 기자

맥캘란은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손꼽히면서도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제품을 보기도 어렵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도대체 맥캘란은 일부러 안 만드는 건가? 아니면 못 만드는 건가?

또 2018년 완공한 새 증류소를 통해 기존 생산량 대비 30% 가량 늘어난만큼 향후 10~20년 뒤에는 좀 더 맥캘란을 영접하는 게 쉬워질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안타깝게도 전자는 ‘못 만든다’, 후자는 ‘지금과 똑같다’이다.

전세계적으로 위스키 몸값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맥캘란을 구하기는 계속 쉽지 않다는게 수입하는 노 대표의 설명이다.

노 대표는 “제가 알기로 수량은 매년 5% 내외로 증가한다. 결국에는 전 세계 각 권역별, 지역별 사장 간 협상이 필요하고 본사에서 ‘수퍼 키 시티(Super Key City)’ 전략에 맞게 배분하다 보니 각 시장에서는 수입량이 늘어나는 것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증류소도 설비에 비해 100% 가동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맥캘란을 만드는데 중요한 캐스크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증류기는 24시간 돌아가는데 캐스크를 만드는데 수년이 걸리는 데다,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캐스크에 쓰이는 참나무를 벌목하다보니 캐스크 생산량은 한정되어 있다.

게다가 2~3년전부터는 버번 캐스크 사용을 중단하고 순수한 셰리 캐스크만 사용하는 것으로 방침이 세워졌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유러피안과 아메리칸 셰리 캐스크, 버번 캐스크를 거친 트리플 캐스크 라인업까지 나왔었다.

하이메 지사장은 “실험적인 맛과 향을 위해 조금 사용할 수 있지만 더 이상 버번 캐스크는 사용하지 않으며 우리는 순수한 셰리 캐스크만 사용하는 것으로 방향이 확정됐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작년에 맥캘란이 창립때부터 셰리 캐스크를 사오던 ‘Grupo Estévez’의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셰리 캐스크 수급에 안정성이 높아진 것이 다행이다. ‘Grupo Estévez’은 스페인 남서부 안달루시아 지방 헤레스에서 포도원과 와인 저장고를 소유하며 셰리와인을 만드는 보데가(Bodega)로 유명하다. 셰리 캐스크는 헤레스 지역의 알코올 도수를 높인 디저트 와인인 셰리 와인을 숙성시킨 통으로 맥캘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아메리칸 셰리 캐스크를 공급하는 미국 북동부의 오하이오 주에 있는 쿠퍼리지도 맥캘란이 인수했다.

그래도 서울이 전 세계 맥캘란 소비량 ‘Top 10’ 안에 들어간다니 각별히 물량을 확보해달라고 하이메 지사장에게 협박인 듯하면서도 협박 아닌 부탁을 남겼다.

하이메 지사장은 “12년, 15년, 18년 등 정형화된 연산 제품 외에도 다른 연산을 내놓거나 무연산 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른 브랜드가 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맥캘란의 원칙 ‘식스필러(Six Pillars)’
맥캘란의 원칙 ‘식스필러(Six Pillars)’
맥캘란의 원칙 ‘식스필러(Six Pillars)’

맥캘란(Macallan)은 비옥한 토지를 뜻하는 게일어인 맥(magh)에 18세기 스코틀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했던 수도사 세인트 필란(St.Fillan)에서 따온 Ellan의 합성어이다.

맥캘란의 정신적인 고향인 ‘이스터 엘키스 하우스(Spititual Home)’는 존 그란트에 의해 1700년 스페이사이드에 세워졌으며 밀주가 생산됐다. 그러나 맥캘란의 시발점은 1824년 지역 농민이었던 알렉산더 레이드가 맥캘란 증류소를 설립하면서 부터이다. 그는 더 글렌리벳에 이어 2번째로 정식 주조 면허를 받아 인근 농장에서 수확하고 남은 보리로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소유권이 여러 차례 넘어가고 지금은 1999년 에드링턴이 인수해 운영 중이다.

2018년에는 약 2000억원 이상 들여 새로운 증류소인 맥캘란 에스테이트가 완공됐다. 36개의 증류기가 추가로 설치돼 생산량이 기존대비 30% 가량 늘었다.

맥캘란이 약 200여년 동안 고집하고 지켜온 품질에 대한 철학은 ‘식스필러(Six Pillars)’라는 6가지 생산 원칙에서 잘 드러난다.

간단히 소개하면, 먼저 맥캘란은 정신적인 고향으로 ‘이스터 엘키스 하우스(Spititual Home)’를 내세운다. 이스터 엘키스 하우스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의 맥캘란 증류소 부지에 위치한 저택으로 맥캘란의 역사를 함께한 상징적인 공간이다. 맥캘란 병에 붙어있는 라벨 제일 위쪽에 그려져 있는 집이 바로 이스터 엘키스 하우스이다.

두 번째는 다른 증류소와 비교해 ‘신기하게 작은 증류기(Curiously Small Stills)’를 사용한다. 맥캘란은 소형 증류기를 통해 증류 원액을 구리와 최대한 접촉하게 하면서 풍부하고 달콤한 과일의 맛이 살아있는 원액을 탄생시킨다.

세 번째는 ‘최상의 컷(Finest Cut)’이다. 맥캘란은 2차 증류를 거친 원액 중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는 원액만 사용한다. 일반적인 증류소에서 발효 후에 증류해서 나오는 알코올을 초류, 본류, 후류로 구분하고 대개 초류와 후류는 쓰지 않고 본류만 쓴다. 마치 증류 원액의 좋은 부분만 잘라서 쓴다고 해서 ‘컷’이라고 부르는데 맥캘란은 본류 중에서도 오직 16%만 위스키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버린다.

네 번째는 ‘최상의 오크 캐스크(Exceptional Oak Casks)’이다. 맥캘란의 맛과 향의 80%가 캐스크에 좌우된다고 할 만큼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를 위해 맥캘란은 캐스크에 사용될 참나무를 관리하는 것부터 캐스크를 생산하는 쿠퍼리지, 셰리 와인 생산 및 저장 업체까지 직접 보유하고 있다. 참고로 맥캘란은 유럽에서 나온 참나무와 북미에서 나온 참나무만을 이용해 캐스크를 만들고 셰리 와인을 시즈닝해서 사용한다. 특히 스페인산 유럽 참나무로 만들어서 올로로소 셰리 와인으로 시즈닝한 유러피안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를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섯 번째는 ‘천연 색상(Natural Colour)’이다. 스카치 위스키는 법적으로 캐러멜 색소를 첨가해 색을 낼 수 있으나 맥캘란은 다른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자연적인 색을 낸다.

마지막은 ‘탁월한 맛과 향(Peerless Spirit)’이다. 맥캘란은 장인정신으로 만들어 전세계 위스키 전문가와 애호가들로부터 싱글몰트의 기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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